'위드 코로나' 실패… '3차 접종'이 희망될까

3차 접종 가속도·초기 집중 치료 시스템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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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는 코로나19 대유행 위기 극복을 위해 단계적 일상회복의 실패를 인정하고 3차 접종, 초기 집중치료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지 44일 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증환자 수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1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7850명, 위중증환자는 964명이 됐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최고 기록이 경신되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의 위드 코로나는 이대로 실패인 걸까?

◇거리두기 다시 강화 예고한 정부
그간 정부는 의료계의 수차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요청에도 방역 강화 조치를 마련했을 뿐, 단계적 일상회복 방침을 유지해왔다. 그랬던 정부가 태도를 바꿨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성패를 평가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볼 때 강화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브리핑에서 "방역 강화 조치가 약 9일 차에 접어들었기에 아직 효과에 대해 얘기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3차 접종의 증가 속도, 병상 확충 속도 등을 볼 때 조금 더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내일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확정된 방역 강화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살릴 수 있는 환자도 사망, 위드 코로나는 실패"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성패 진단을 미루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은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코로나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들이 정상적인 진료를 받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대한병원의사협회 정재현 부회장(해운대 부민병원 내과 진료부장)은 "위드 코로나는 실패했고 거리두기 강화는 당장 시작해도 늦은 상태이다"고 밝혔다. 그는 "거리두기 강화 효과는 2~3주가 지나야 나타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에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70%가 되기 전에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코로나 외 질환이 있는 중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한 병상가동률 마지노선을 70%로 본다. 그러나 15일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4%다. 환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86.4%에 달한다. 준-중환자 병상가동률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 준-중환자 병상가동률은 75%로, 수도권엔 단 86개 병상만이 남아있다.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도 75.7%로 이미 한계 수준을 넘었다.

정재현 부회장은 "원래 중증 병상으로 가야 할 환자가 병상이 없어 중등증 병상으로 가고, 언제든 중환자가 될 가능성이 큰 중등증 환자는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생활치료센터나 재택치료를 하고 있으니 입원·입소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살릴 수 있는 환자도 죽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의료체계는 단기간에 정상화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붕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의료 현장은 당장 전면봉쇄(Lock down)를 해도, 코로나 환자 치료와 다른 의료 서비스의 정상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복귀하는데 최소 2~3달이 필요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1~3차 대유행을 분석해 보면,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증가 기간의 2배다. 최근 6주간 확진자 수가 급증했음을 고려한다면 의료시스템 정상화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티기라도 하려면… 3차 접종·초기 집중치료 시급
의료계는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고, 조금이라도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되길 바란다면, 3차 접종 가속화와 초기 집중치료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3차 접종을 빠르게 진행하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와 중증환자 수를 줄여 의료 과부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봤다.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는 "지금 상황이 매우 심각해 당장 거리두기 강화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데 동의하지만, 거리두기 강화가 이 시점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3차 접종 속도를 내고,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개인차원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확진자와 중증환자 수 감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현 부회장은 "4단계 수준의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3차 접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게 정부가 인센티브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3차 접종 효과를 얻으려면 비슷한 시기에 많은 사람이 접종해야 한다. 몇 달에 걸쳐 3차 접종이 진행되면, 오미크론까지 유행하는 상황에선 기대하는 수준의 방역 효과는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증환자 최소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초기 집중 치료 시스템 구축이 제안됐다. 정기석 교수는 "지금 상황을 버티려면 재택치료 환자가 외래진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중증 환자를 조기 발굴하고, 고위험군은 감염 초기에 항체치료제를 사용해 중증화를 예방하는 등 치료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는 급성 폐렴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감염 초기 48~72시간 내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예후가 좋기에 이를 고려한 의료체계가 운영될 수 있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