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중 사망 사례 계속… "중환자 급증 시간 문제"

개선책 나왔지만, 의료 현장 의견 반영 안돼
정부안, 중환자 선별 효력 없어 의료 과부하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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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택치료​ 계획은 중환자 수를 줄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거나 재택치료를 받으며 병상 대기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재택치료의 허점이 계속 드러나자 정부는 재택치료 개선책을 마련했다. 정부가 내놓은 재택치료 개선안은 과연 효과가 있을까?

◇모니터링 효율화·이송체계 확대 중심 재택치료 개선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일상적 의료대응체계 안착을 위한 재택치료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재택치료 업무 인원 추가 배치 지원 ▲의료기관의 건강 모니터링 기간 단축(10일→7일, 의료진 판단에 따른 기간 연장 가능) ▲정신건강평가 주기적 실시 ▲사전 지정 이송의료기관 확대 ▲응급전원용 병상 1개 이상 상시 확보 ▲내년 1월부터 고령층 재택치료자 등 대상 경구용 치료제 지원 ▲공동격리자 관리기간 단축(10일→7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는 임상적 특성상 80% 이상 확진자가 무증상·경증환자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입원치료는 꼭 필요한 환자 중심으로 하고, 대부분 환자를 재택치료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재택치료 비중이 낮은 편이라 재택치료를 더 활성화하려는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반장은 "앞으로도 전문가, 의료계,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재택치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의견 반영 '0'… 중환자 급증 시간문제
정부는 자신 있게 재택치료 개선책을 발표했으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실제 재택치료 개선책에는 중환자 축소 등을 위한 의료계의 재택치료 권고안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재택치료의 의원급 외래진료화 ▲고위험군 선제 진료 ▲재택치료 환자 전용 이송 체계 ▲생활치료센터 항체치료제 투여 실시 ▲재택치료 환자 가족·동거인의 전파·확산 방지 대책 구체화 등을 제안했다. 의료계는 권고안과 함께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정부에 전달했으나, 개선안에는 이송체계 확대 방안만 일부 담겼다.

대한의사협회 염호기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8일 발표한 개선안은 기존 재택치료 방침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기존 재택치료와 생활치료센터 방식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정부의 개선안은 실패한 방식을 계속하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의협은 특히 정부의 모니터링 방향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 방식으로는 중환자 수를 줄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최근 임상 현장을 보면 노인이라도 발열증상이 없는 환자가 많고, 산소포화도에 문제가 없는데 갑자기 중증이 되는 환자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염 위원장은 "산소포화도나 발열 체크만으로는 증상악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기존 모니터링은 의사 외에도 다른 의료직역들이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이 방법으로 중환자 조기 판별 등에 실패했다"며 "중환자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 의사가 직접 환자를 매일 살펴 조기에 중환자를 찾아낼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안했는데 이 역시 개선책에 담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염 위원장은 "지금 방식으로는 중환자 조기 발견이 어렵다. 중환자 급증은 시간문제고, 의료현장 과부하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전공의들도 지금 방식으로는 중환자 급증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현재 일선 의료현장은 아수라장이며 병상에 여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보건당국과는 달리, 실제로는 감염환자가 폭증해 병상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다"고 밝혔다. 여한솔 회장은 "중환자 급증 상황 대처방안 부재 등 총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부재가 심각하다. 정치적 쟁론에 매몰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