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급증… '추가접종' 방역패스 새 기준 되나?

입력 2021.11.24 17:04

전문가들 "시기상조"… 중증환자 축소·관리 대책이 더 시급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자로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전 국민 코로나 백신 접종완료율이 80%를 달성했지만, 24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다 인원인 4116명을 기록했다. 하룻밤 사이에 위중증 환자는 549명에서 586명으로 늘었고, 34명은 코로나로 사망했다. 신규 확진자·중증환자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이후 급증했다. 이 때문에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부스터 샷) 완료자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방역패스 기준 강화가 필요할까?

◇추가접종자만 방역패스? 신중한 정부
추가접종을 일찍 시작한 이스라엘, 미국 일부 주 등에서는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 완료자로 제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정부는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자로 조정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본접종 완료 후 14일 이후가 지나야만 방역패스를 인정하고 있다.

지난 8월 추가접종을 승인한 이스라엘은 올해 10월 세계 최초로 '그린패스(방역패스)' 범위를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자로 제한했다. 이스라엘은 2차 접종을 하고 나서 6개월이 지났는데도 추가접종을 하지 않으면 백신패스를 만료시키고 있다. 미국은 FDA가 이달 19일(현지 시각)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긴급사용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했다. 사실상 모든 일반 성인 대상 추가접종을 권고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추가접종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방역패스 유효기간 조정은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방대본을 중심으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청소년도 교육부를 중심으로 고위험 시설 방역패스 적용을 검토 중으로,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안과 함께 18세 이하의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문가들은 (2차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면역효과가 떨어짐에 따라, 감염이 증가하는 최근 양상을 고려할 때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며 "정부 내에서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방역패스 강화 필요하지만… 시기상조·청소년 강제 접종 우려
정부가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 완료자로 조정하는 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기준 조정은 시점의 문제라고 봤다. 백신의 효과를 고려할 때 방역패스 기준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지금은 기준을 조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하고 나서 6개월이 지나면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데이터를 통해 확인됐다"며 "학문적인 입장에서 보면 코로나 백신은 3회를 접종하는 게 안전하기에 우리나라도 3회 접종이 기본접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백신은 3회 접종하도록 기준이 바뀌어도 방역패스를 3회 접종자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며 "애초 2회 접종이면 충분한 효과를 내리라 예상됐던 백신이 막상 접종을 해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예방 효과가 떨어짐이 확인된 것이므로 3회 접종 후에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이 매년 접종을 해야 하는 백신이 있기 때문에 단시간에 접종완료 기준이나 방역패스 기준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추가접종을 마친 사람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이스라엘의 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도 방역패스 기준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방역패스 기준을 추가접종 완료자로 확대하는 일은 추가접종자 수가 극히 일부인 지금 논의하기 어렵고, 특히 소아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적용은 강제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일이다"고 밝혔다.

◇방역패스보다 급한 건 위중증 환자 관리
방역패스 기준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일 확진자수와 중증환자가 폭증하는 상황부터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지금은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할 상황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중증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살릴 수 있는 국민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거리두기를 강화하면 확진자 수를 줄일 수 있음이 확인됐기에 지금이라도 거리두기를 조정, 신규 확진자·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신규 중증환자를 줄여야 단계적 일상회복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방역패스 논의에 앞서 중환자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힌 김봉영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한 후 거리두기 강화는 중증환자 수를 낮추는 전략 중 하나로 선택될 수 있으나, 무조건 봉쇄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중요한 일은 중증환자를 줄이는 일이다"라며 "중환자 감소를 위한 의료인력 등 인프라 구축이 방역패스 기준 조정보다 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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