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폐암 포기 금물… 초기·진행성 모두 생존율 증가 추세

입력 2021.11.15 10:26

교수 프로필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철 교수

폐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원인 1위다. 2019년 폐암 사망자수는 1만8574명으로, 전체 암 사망(8만1203명)의 약 23%에 달한다. 이에 대한폐암학회는 매년 11월을 ‘폐암 인식증진의 달’로 지정하고, 폐암 조기 진단 및 적극적 치료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폐암의 예후가 불량하고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완치율이 낮고 전이나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폐암의 다수(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환자 10명 중 5명 이상은 진단 당시, 진행성 또는 전이 상태로 확인된다.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뇌전이도 빈번하다. 진행성 또는 뇌전이 폐암으로 확인되면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닌, ‘생존 기간 연장’과 ‘증상 완화’, ‘삶의 질 유지 및 개선’ 등에 맞춰진다.

다행히 완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수술적 절제를 받은 폐암 환자의 20~50%가 재발을 경험한다. 이 경우 적극적 보조항암요법을 실시해야 한다. 폐암의 전 단계에 걸쳐 최적의 치료 옵션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고무적인 사실은 과학기술과 함께 폐암 치료제 역시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특히 폐암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 돌연변이(EGFR, ALK 등)가 속속 규명되면서 해당 변이를 효과적으로 표적 할 수 있는 항암제가 개발되어 폐암 치료의 효과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표적항암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은 낮고 약물 반응은 장기간 유지된다. 치료 후 암의 크기가 30% 이상 줄어드는 환자 비율이 세포독성항암제는 10명 중 3명인데 반해, 표적항암제는 10명 중 7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폐암 환자의 30-40%를 차지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현재 1세대부터 3세대까지 표적항암제가 출시되어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중 최초의 3세대 표적항암제(오시머티닙)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2차 치료 뿐 아니라 완전 절제술 후 보조요법에 있어 대규모 3상 임상을 통한 가장 폭넓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표적항암제로 1차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의 약 40%에서 또다른 내성변이(T790M)가 발견되어 질병이 진행될 수 있는데, 오시머티닙은 이러한 T790M 변이를 가진 폐암 환자의 2차 치료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을 표준치료법 4.4개월 대비 2배 이상 연장하는 효과를 보였다. EGFR 변이 폐암환자의 1차 치료에서는 표적항암제 최초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3년 이상 생존 기간을 보였고 EGFR 변이 폐암 환자의 완전 절제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83% 낮추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다.
폐암은 진행성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초기라도 재발 등이 빈번하여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지만 병기와 변이 여부, 전이 부위 등에 따라 표적항암제를 비롯한 최적의 치료 전략을 짠다면 삶의 질과 함께 생존 기간 개선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많은 폐암 환자들이 폐암 진단을 받고 심한 절망과 고통을 호소한다. 물론 암은 치료 과정이 체력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힘든 질병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섣부른 포기는 금물이다. 모쪼록 폐암 환자분들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의료진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노력하여 좋은 성과를 내기를 희망한다. 

(이 칼럼은 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철 교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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