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89% 낮추는 화이자 치료제, 진짜 게임체인저?

입력 2021.11.09 17:30

임상 데이터만으로 우열 비교 불가… 실제 사용 후 결과 달라질 수 있어
백신·치료제 함께 사용해야 상황 전환 가능

먹는약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되어도 백신은 접종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머크(MSD)의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몰루피라비르' 조건부 승인 결정한 데 이어, 화이자가 5일(현지시각) 자사의 경구형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입원과 사망확률을 89% 낮췄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몰루피라비르보다 더 높은 입원·사망 예방 효과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낼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입원·사망 위험 감소, 머크 50% vs 화이자 89%
최근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머크의 '몰루피라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의 임상결과가 연이어 공개됐다. 특히 5일(현지시각) 발표된 팍스로비드는 몰루피라비르보다 코로나19 환자 입원·사망 감소효과가 1.7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화이자의 발표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중증도 악화에 영향을 주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1881명 대상 2/3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4일 내 치료제 투여 환자군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9% 줄였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투약한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85%까지 줄였다.

머크의 몰루피라비르는 코로나19 감염 5일 이내 환자 755명 대상 2/3 임상시험에서 입원율과 사망 위험을 50% 수준으로 줄였다. 몰누피라비르 복용자의 입원율은 7.3%이었으나, 위약 복용자는 14.1%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임상시험 결과만을 보면, 팍스로비드가 몰루피라비르 보다 훨씬 우수한 치료제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몰루피라비르보다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정 약이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팍스로비드와 몰루피라비르의 환자군이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연구내용 전체가 공개되지 않은데다 두 약제를 1대 1로 비교한 임상시험도 없기에 어떤 약이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몰루피라비르에 비해 효능이 좋은 것으로 나왔지만, 임상시험은 변수가 잘 통제된 상황에서의 결과이기에 실제 현장에서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코로나 백신 사례를 보더라도, 임상시험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차이가 없었으나, 실제 접종을 해보니 모더나의 효과가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백신·치료제, 상호보완 관계… 부스터 샷도 접종해야
팍스로비드와 몰루피라비르의 우열과 무관하게 어쨌든 코로나19 치료제가 두 종류나 개발되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부스터 샷(추가접종)은 불필요해질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치료제의 성공적 출시와 상관없이 백신접종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도 치료제도 모두 완벽한 존재가 아니며, 둘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해야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백신은 병에 걸리지 않게 막는 것이고, 약은 치료를 하는 것이라 둘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 개발이 부스터 샷(추가접종) 등 백신접종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봤다. 정 교수는 "치료제가 개발됐다고 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거나, 부스터 샷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어 "B형간염 백신, MMR 백신 등 3회 접종을 해야 항체가 생기는 다양한 백신 사례를 볼 때, 인체가 처음 만나는 바이러스는 3회 정도의 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부스터 샷 접종이 별개의 사안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는 상호보완의 관계이지 이분법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백신을 최대한 접종하고 그럼에도 돌파감염이 생기거나 미 접종자가 감염됐을 때 약을 사용하는 것이지, 치료제가 등장했다고 백신 접종이 불필요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게임체인저는 백신 또는 치료제가 아니라 '백신과 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일'이다 "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가 완벽한 약이 아니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해선 안 된다고도 전했다. 정기석 교수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도 임상시험 결과가 우수한 것은 사실이나, 실제 진료현장에서 임상시험만큼의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항바이러스제는 태생적으로 바이러스를 100% 해결할 수 있는 약이 아니며, 이는 인플루엔자 게임체인저로 언급되는 로슈의 '타미플루'도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과 치료제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며, 함께 가야 하는 존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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