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백혈병,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완치도 가능해

입력 2021.11.04 13:30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홍기 교수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홍기 교수./사진=건국대병원

급성백혈병을 난치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신속하게 치료한다면 완치도 가능하다.

치료법 중 하나인 항암 요법의 완치 확률은 50%다. 암 치료 후 검사로 암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라면,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했을 때 완치율이 20% 더 높아진다. 조혈모세포이식을 하기 전 고용량 항암약제와 전신 방사선을 조사해 환자의 혈액과 골수 내 잔류하는 암세포를 제거해야 한다. 이어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정상 조혈모세포를 중심정맥관을 통해 혈관 내로 주입하면, 기증자의 정상조혈모세포가 환자의 골수 내에 생착하면서 이식된 조혈모세포로부터 건강한 혈액이 만들어진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동종이식과 자가이식으로 분류된다. 자가이식은 전처치요법 후 환자 자신으로부터 채취한 조혈모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동종이식은 환자와 기증자 사이의 조직 적합 항원이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에 따라 3가지로 나눈다. 8개 항원이 모두 일치하면 완전일치이식, 8개 중 1~2개가 일치하지 않으면 부분일치이식, 4개 항원만 일치하면 반일치이식으로 분류한다.

동종조혈모세포의 경우, 이식 과정에서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기증자의 T림프구가 환자의 주요 장기를 공격해 장기 손상을 유발시키는 질환이다. 조직적합항원이 일치하는 혈연간동종이식의 경우에는 20~30%의 발생 확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혈연간 혹은 반일치 동종이식에서는 그 빈도가 50%에 이른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이 발생하면 피부 발진, 빌리루빈과 간효소 수치의 증가, 설사와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 간, 위장과, 피부 등에 치명적인 조직 손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홍기 교수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타인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암세포를 제거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종이식 후 이식편대백혈병효과로 환자의 몸에 잔류했던 암세포가 점차 소멸될 수 있는 데, 기증자의 T 림프구 등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백혈병 세포를 공격해 제거하는 효과다. 이홍기 교수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환자의 장기를 손상시키지만, 이식편대백혈병효과와 맞물리면서 환자의 백혈병세포가 제거되는 장점도 있을 수 있다”며 “경증의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백혈병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서는 기대할 수 있는 합병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급성백혈병은 발병 후, 수일에서 수주 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의 분화와 중식에 관여하는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비정상적인 미성숙세포가 증가하면서 정상적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치가 감소한다. 골수 내 미성숙세포가 20% 이상이 되면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된다.

빠른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증상을 사전에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멍이 많이 들과 코와 잇몸에서 출혈이 나며, 어지럽고, 고열을 포함한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성백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홍기 교수는 “빈혈이 나타나기도 하는 데, 골수 내 조혈모세포가 정상적으로 분화하지 못하면서 생긴, 비정상적인 미성숙세포(백혈병세포)가 증식하면서 혈액 내 적혈구 수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면서 붉은 점 같은 모양의 출혈이 나타나고, 코나 잇몸에서 피가 쉽게 멈추지 않는 증상도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에는 평소보다 월경량이 증가한다.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면서 면역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폐렴이나 장염에 쉽게 걸리고, 이로 인해 발열과 기침, 설사 등을 보일 수도 있다.  초기에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치 감소가 정상범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증상을 잘 느끼는 못하는 경우가 있기에, 이상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주의를 기울여 살펴봐야 한다. 이홍기 교수는 “혈액 검사 만으로도 혈액 이상을 의심할 수 있고, 이후 골수검사를 포함한 추가적인 혈액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며 “병의 진행이 빨라 수일 내 사망할 수 있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대부분 급성백혈병 자체보다는 중추신경계 출혈이나 패혈증 등 급성백혈병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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