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365] 10년 전 혈당 기억하는 몸… 초기 관리, 그래서 중요

입력 2021.11.01 09:45


일러스트
헬스조선DB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유산(遺産) 효과’입니다. 유산 효과란 당뇨병 진단 초기에 혈당을 엄격히 관리하지 않으면, 추후 당뇨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개념입니다. 혈당의 ‘뒤끝’ 같은 걸까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1. 당뇨병 진단받으면 그 즉시 혈당 관리 돌입하세요.
2. 초기부터 혈당 낮춰놔야 합병증과 사망 위험 줄어듭니다.

진단 즉시 당화혈색소 1% 낮추려는 노력을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이 UKPDS(약 20년 전 영국에서 실시된 2형 당뇨병 연구) 참여자 3802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진단 직후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1% 높을수록 5년 후 사망 위험은 5%, 20년 후 사망 위험은 36% 컸습니다. 심근경색 위험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정리하면, 당뇨병 진단 즉시 열심히 관리해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1%만 낮춰놔도 세월이 흘렀을 때 사망 및 합병증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게 확인된 겁니다.

당뇨병의 유산 효과는 여러 굵직한 당뇨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적극적으로 당뇨병을 치료한 그룹과 일반적인 치료 그룹을 비교했더니, 적극적으로 치료한 그룹의 합병증 위험이 적더라’는 결론이 난 연구가 있는데요. 이 연구가 종료된 후에도 의학자들은 수십 년간 추적관찰을 시행했습니다. 연구 종료 후 두 그룹의 당화혈색소가 비슷해졌음에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의 미세혈관 합병증의 감소 효과가 꾸준히 유지됐다고 합니다. 당뇨병 초기의 혈당 관리가 유산을 남긴 겁니다.

적극 관리하면 몸이 기억해
지금은 당화혈색소가 비슷한 사람이어도, 당뇨 발생 초기부터 적극 관리를 해왔느냐에 따라 예후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요?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높은 혈당은 혈관 내벽을 망가뜨리는데, 당뇨병이 발생한 초기부터 혈당 조절을 열심히 하면 같은 기간 당뇨를 앓더라도 내벽이 손상되는 정도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사기억’이라는 이론으로도 유산 효과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사기억이란, 초기에 혈당을 안정적으로 잡아놓으면 체내 대사세포가 이를 기억하고 장기적으로 그 효과를 유지한다는 개념입니다.

당뇨 전 단계부터 식단·운동 돌입해야
당뇨병은 오랫동안 함께해야 하는 병입니다. 그래서 혈당 관리를 하는 데 있어 완급조절이 중요합니다. 지치지 않고 쉬운 길로 가려면, 역설적이지만 진단받을 때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혈당을 관리하셔야 합니다. 처음부터 의사가 “약을 써야 한다”고 말하면, 거부감이 들겠지만 10~20년 후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약을 복용하길 권합니다. 박정환 교수는 “이미 오래 전에 진단받은 환자들도 좌절하지 말라”며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10년 후 합병증 위험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직 당뇨병은 아니지만 ‘전 단계’라고 주의 받은 사람도 유산 효과를 기억하세요. 지금 먹는 음식과 운동이 쌓여 수십 년 동안의 건강을 책임져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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