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질환 부르는 시한폭탄 고혈압·고지혈증 '악의 고리' 끊어라

입력 2021.08.30 09:25

고지혈증 탓 콜레스테롤 수치 높으면 혈압 잘 오르고
고혈압 탓 혈관 손상되면 콜레스테롤 쉽게 달라붙어
악순환 멈추려면… '혈관 청소부' HDL 수치 높여야

고혈압을 앓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고지혈증도 함께 앓는다. 우리나라 20대 이상 고혈압 환자의 약 68%가 고지혈증을 앓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정상 혈압인 사람의 고지혈증 유병률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모두 심뇌혈관 건강에 독이 돼, 두 질환을 동시에 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콜레스테롤은 혈압 높이는 주요 원인

고지혈증이 있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압이 잘 높아진다. 혈관 내막으로 침투한 콜레스테롤이 계속 쌓이면 플라크가 형성되는데 이로 인해 혈관이 좁고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심장은 좁아진 혈관을 통해 더욱 센 압력으로 혈액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혈압이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더욱이 콜레스테롤은 혈압을, 혈압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우선 좁아진 혈관 탓에 혈압이 오르면 혈액이 혈관에 더욱 강한 압력을 가하면서 혈관이 손상을 입는다. 또한 손상된 혈관 부위에 찌꺼기가 잘 달라붙으면서 콜레스테롤 침착이 가속화된다.

일본의 한 의과대학 연구팀은 정상 혈압의 중년 남성 1만4215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고혈압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누고 4년 동안 이들의 고혈압 발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222~369㎎/㎗)의 고혈압 발병률이 총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167㎎/㎗ 이하)보다 28% 높았다. 또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 L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138~301㎎/㎗)의 고혈압 발병률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27% 높았다. 논문의 저자는 "이 연구는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도 건강한 45세 이상의 중년 여성 1만6130명을 약 11년에 걸쳐 추적,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혈압이 잘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역시 대상자들을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결과적으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았던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병 위험이 12% 높았으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았던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병 위험이 11% 높았다. 반대로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은 고혈압 위험이 19% 낮았다.

◇혈관청소부 HDL, 고혈압 위험 낮춰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대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막힘의 주범인 LDL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혈관내막의 콜레스테롤 축적을 예방하고, 혈관을 떠돌거나 혈관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이나 몸 밖으로 내보내는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혈중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늘어나면 콜레스테롤이 덜 쌓이고 플라크의 크기도 줄어 동맥 내강이 넓어지면서 혈압 조절이 잘 된다.

실제 정상 혈압을 가진 3110명을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고혈압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14년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고혈압 발병률이 낮아졌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HDL 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의 고혈압 발병 위험도가 32%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상 혈압 3988명을 10.7년 동안 추적 관찰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고혈압이 발병한 사람들의 HDL 평균 수치는 51㎎/㎗인 반면, 고혈압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들의 HDL 평균 수치는 54.5㎎/㎗로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불어 나이와 성별을 보정한 결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병 위험이 약 38%까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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