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이에 효과 있는 폐암 신약… 3세대 ALK 치료제

입력 2021.08.05 09:38

3세대 ALK 표적항암제 국내 진입… ALK 치료제 시장 변동 예고

로비큐아
​3세대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로비큐아(성분명 : 롤라티닙)'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사진=한국화이자제약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표적치료제 시장에 신약이 등장했다. 기존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선택지가 없던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3세대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로비큐아(성분명 : 롤라티닙)'가 국내 허가를 받은 것이다. 로비큐아의 등장은 ALK 표적항암제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알레센자·알룬브릭 뛰어넘을까… 사실상 3파전
기존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는 총 4개 약제가 경쟁하고 있다. 화이자의 '잴코리(성분명 : 크리조티닙)'와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성분명 : 세리티닙)', 로슈의 '알레센자(성분명 : 알렉티닙)', 다케다제약의 '알룬브릭(성분명 : 브리가티닙)'이다.

제일 먼저 출시된 잴코리는 지난 2011년 12월 국내 허가를 받아 2015년 5월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2017년 1월 1차 치료제로 급여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내성문제와 뇌전이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후발주자인 2세대 약물 자이카디아와 알레센자, 알룬브릭에 밀려났다. 자이카디아와 알레센자, 알룬브릭은 잴코리와 동일한 적응증의 약이며, 1, 2차 치료제로 모두 급여사용이 가능하다.

로비큐아는 현재 2차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아 1차 치료제로도 사용하는 다른 약제와 경쟁력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임상시험만을 본다면 알레센자와 알룬브릭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는 뇌전이 문제와 치료제 내성과의 싸움인데,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은 이 부분에서 잴코리보다 우수한 임상결과를 갖고 있다. 자이카디아는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에 비해 소화기계 부작용이 많아 임상현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알레센자는 대표적인 2차 돌연변이 L1196M를 포함, ALKC1156Y 등 총 8개 ALK 돌연변이에 효과가 있다. 알룬브릭은 G1202R, EML4-ALK 등 17가지 변이형을 발현하는 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알레센자는 잴코리를 사용했던 뇌전이 환자에게 2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11.2개월 동안 내성 없이 약효가 발휘된다는 임상결과가 있다. 알룬브릭 역시 잴코리로 치료를 받은 뇌전이 환자에게 2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18.4개월 동안 암이 진행되지 않았다(PFS, 무진행생존기간)는 임상결과를 얻은 바 있다.

3세대 치료제인 로비큐아는 2세대 치료제인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으로 치료한 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ALK G1202R, I1171T 변이 등 광범위한 ALK 내성 변이를 억제한다. 이전 약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와 뇌전이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 잴코리보다 질병 진행 및 사망위험은 72% 낮다.

화이자는 직접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잴코리보다 로비큐아가 우수하다는 임상결과를 얻었는데, 이는 적응증을 1차 치료제로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즉,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 시장에서 로비큐아와 알레센자와 알룬브릭의 경쟁은 불가피하고,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알룬브릭 내성 환자 효과는 '글쎄'
다만, 로비큐아가 알룬브릭을 사용하다가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로비큐아 임상시험이 ▲이전에 알레센자 또는 잴코리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 또는 ▲잴코리 및 적어도 다른 1개의 ALK 저해제를 사용한 환자를 대상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제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가이드라인은 치료제 종류와 상관없이 이전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 후속치료제로 로비큐아를 권고하고 있으나,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허가를 낸 우리나라 식약처는 알레센자를 1차 치료제로 사용했다가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만 로비큐아를 사용할 수 있다. 알룬브릭을 1차 치료제로 사용했다가 내성이 생긴 환자는 로비큐아를 사용할 수 없다. 잴코리로 1차 차료제로, 알룬브릭을 2차 치료제로 사용한 다음 병이 진행됐거나 내성이 생긴 경우에만 로비큐아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로비큐아 임상시험 당시 알룬브릭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 로비큐아 임상시험 데이터에 알룬브릭 사용자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로비큐아가 3세대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기는 했으나, 알룬브릭 사용 환자의 데이터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비큐아의 급여권 진입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안명주 교수는 "ALK 양성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선암의 4% 정도로 수가 많지 않아 급여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로비큐아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로비큐아를 희귀의약품으로 사용해오던 환자들의 지원이 중단됐고, 급여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