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찾아올 그놈 '한반도 열돔'… 열실신·열경련 주의보

입력 2021.07.19 17:00

21일 36도까지 예상… 습도 높아 ‘온열 질환’ 위험성 증가

햇빛
이틀 뒤 비가 그치면 한반도형 열돔 현상으로 고온다습한 찜통더위가 찾아올 예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얼마 전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는 최고 5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홍역을 치렀다. 일명 ‘열돔’이라고 불리는 정체된 기압에 갇혔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정전과 산불 피해가 잇따랐고, 캐나다에서는 더위 때문에 700명 넘게 사망했다. 밴쿠버 해변에서는 조개류가 그대로 익어 폐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 이상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비가 그치면 21일 한반도도 열돔에 뒤덮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열돔’ 현상, 정체된 고기압 때문에 생겨
‘열돔’ 현상은 상공을 덮고 있는 고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한 곳에 자리 잡은 채 지표면 열을 가두는 것이다. 이 현상이 일어나면, 마치 돔 모양의 장막이 하늘에 있는 것처럼 햇빛을 받아 데워진 지표면 부근의 열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을 형성하는 고기압의 특징까지 더해져 대기 온도가 솟구치게 된다.

오는 21일 부근 한반도를 덮을 것으로 예상되는 열돔은 매여름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인도 북부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맞물리면서 형성된다. 티베트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확장돼 한반도 대류권 상층까지 들어와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게 되고, 아래층 대류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덥고 습한 공기를 채우게 된다.

북아메리카 열돔과 달리 우리나라를 습격할 열돔은 습하기까지 하다. 말 그대로 찜통 무더위가 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 자체가 고온 다습하기 때문에 한반도 열돔은 기온이 높을 뿐 아니라 습도도 높다”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높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19일) 맛보기 무더위 시작돼
한반도는 오늘부터 기온이 오른 뒤, 비가 그치고 더 맹렬한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비는 내일까지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늘인 19일부터 한반도가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낮 최고기온은 전국적으로 28~33도고, 내일은 조금 더 오른 29~35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친 21일부터는 31~36도로 최고 온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간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 높을 예정이다. 이미 오늘부터 강원동해안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열대야도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빌딩이 많은 도시가 영향을 많이 받겠다. 연세대 대기과학과 홍진규 교수는 “건물은 낮에 햇빛을 흡수에 밤에 내보내는데, 이렇게 일조량이 많아지면 특히 도시는 열대야가 심해질 수밖에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찾아올 폭염의 강도는 ‘지속성’에 달려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상층부 전개 양상 자체는 역대급으로 꼽히는 2018년과 같지만, 그만큼 더울지는 열돔 현상의 지속성에 달려있다”며 “아직 티베트고기압의 움직임이 더디고, 태풍이 올 수도 있으며, 기단은 계속 움직이기에 역대급 더위가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래갈수록 일사량이 쌓여 더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형 습도 높은 열돔, 온열 질환 위험 높여
예상된 무더위는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폭염 등으로 신고된 온열질환자가 436명이고, 사망자도 6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습도까지 높은 날씨는 기온이 크게 높지 않더라도 온열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우리 몸의 체온은 땀이 증발하면서 낮아진다”면서 “습도가 높으면 땀을 흘려도 증발이 잘 안 되니 체온이 잘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흡으로도 체온 조절을 하는데, 마스크로 이 기능 또한 저하되면서 온열 질환 위험이 커졌다.

◇가벼운 온열 질환도 방치했다간 뇌에 영향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 흔한 온열 질환으로는 열실신, 열경련, 일사병(열탈진), 열사병 등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우리 몸에서 특히 뇌세포가 고온에 약하기 때문에 가벼운 온열 질환이라 여겨져도 주의해야 한다”며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열실신, 열경련, 일사병 등은 뇌까지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방치했다간 뇌중추신경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열사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

열실신은 더운 곳에서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다. 혈압이 떨어지고 뇌에 산소가 부족해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며 갑자기 피로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열경련은 고온에서 강도 높은 신체활동을 할 때 근육 경련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통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때는 2~3분 정도 지속한다. 강재헌 교수는 “일사병은 특히 흔한, 열사병은 특히 위험한 온열 질환”이라며 “일사병은 야외에서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어지럽거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든 음료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험한 온열 질환인 열사병은 밀폐된 실내에서 오래 일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며 “땀을 못 흘려 체온 조절이 안 되면서 심부 체온이 올라가 뇌중추신경계까지 이상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열사병 환자를 발생하면 우선 환자의 옷을 벗기고, 찬물·얼음 등을 통해 체온을 낮춰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강재헌 교수는 “여름철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일단 외출을 피하는 게 좋고, 나가게 되더라도 양산, 모자를 이용하고 헐렁한 밝은색 옷을 입는 게 좋다”며 “샤워를 자주 하고 수분 보충도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희선 교수는 “수분 보충을 위해서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알코올음료는 피하는 게 좋고, 전해질이 든 이온 음료는 빠르게 수분 보충이 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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