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약값… 폐암 환자 1700명에게 무슨 일이

입력 2021.06.30 16:18

타그리소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 제공

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진단 후 처음 쓸 수 있는 약) 급여가 또 다시 좌절되면서 환자들이 직접 급여화 촉구에 나섰다. 지난 3년 동안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화는 3 번 좌절됐다. 타그리소1차 치료 중인 폐암 환자들은 8일부터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화 재심의를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였다. 서명 요청 하루 만에 1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일주일 만에 1713명이 동참했다. 폐암 환자들은 “폐암에 최고 치료제로 꼽히는 타그리소가 급여가 되지 않아 약값이 4주에 600만원이 넘게 든다”며 “치료비 부담을 더 이상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폐암은 전체 암종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 발생자수는 위암,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제로, 비소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EGFR 변이는 30~40%에 달할 정도로 빈번하게 나타난다.

◇타그리소 어떤 약이길래
타그리소는 글로벌 3상 임상 연구(FLAURA)를 통해 기존 표준 치료제 대비 2배 이상(18.9개월)의 우월한 무진행생존기간(1차 평가변수)을 입증한 약이다. 특히, 기존 표적치료제들이 뇌신경계 전이에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반면, 타그리소는 기존 표준치료 요법인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대비 2배 이상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11.7개월)을 나타냈다. 타그리소는 전체생존기간(2차 평가변수)을 입증한 유일한 EGFR 변이 표적치료제이기도 하다. 타그리소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EGFR변이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 인정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3상 임상시험의 결과에 근거해 2018년도에 이미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급여 적용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1차 치료 급여화 미끄러지는 이유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화에 번번이 미끄러지는 이유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전체생존기간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측은 “기존의 EGFR 변이 표적치료제들은 무진행생존기간(PFS) 결과만 가지고도 1차 치료로 급여가 인정된 반면, 타그리소에게는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가 요구되고 있으며 그것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을 1차 치료 급여가 안되는 이유로 꼽고 있다”며 “다른 표적치료제의 기준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현재 EGFR 변이 폐암이 빈번한 일본, 중국, 대만 등은 이미 타그리소를 1차 요법으로 급여 적용을 하고 있다.

폐암 환우들은 “국내 폐암 환자들이 글로벌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폐암 환우와 가정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화를 다시 검토해달라”고 심평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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