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미각도 뺏나… 암환자 쓴맛·단맛·짠맛 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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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쓴맛, 단맛, 짠맛에 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암 방사선 치료가 미뢰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쓴맛, 단맛, 짠맛에 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암 방사선 치료가 미뢰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은 40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미각과 후각 능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후각과 미각을 평가하기 위해 향이 첨가된 용액에 담근 면봉을 5초 동안 혀끝과 입 전체에 문질러 각각 평가했다. 용액은 딸기 추출물이 첨가된 자당 용액, 레몬 추출물이 들어 있는 구연산 용액, 짠맛이 나는 야채 육수, 카페인이 첨가된 인스턴트 커피, 이온수 등 9가지로 구성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맛은 단맛, 짠맛, 쓴맛, 감칠맛, 무감각 중에 표시하도록 하고, 냄새는 강도를 표시하도록 했다. 미각만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코를 막은 후에도 같은 실험을 한 번 더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에 용액을 도포했을 때는 참가자들이 맛과 냄새 식별을 잘했지만, 혀끝에서 평가했을 땐 맛과 냄새를 인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암 환자는 혀 앞쪽 2/3의 미뢰나 미각을 전달하는 고삭신경이 방사선 치료 중 손상됐을 수 있다고 봤다. 미뢰는 혀끝에서 뇌로 미각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연구에 참여한 일리노이 대 식품영양학과 야니나 페피노(M. Yanina Pepino)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환자는 혀끝 미각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혀끝 미각 기능이 중요하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혀끝과 혀 뒤쪽의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 사이 혼선이 생기게 되면 환미각, 금속 맛 등 구강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암 방사선 치료는 미뢰 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고 증식을 방지한다”며 “치료 후 수개월 내에 미각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각 장애가 수년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걸 이번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널 ‘Chemical Sense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