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져 작은 스트레스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로 인해 평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일들에도 쉽게 짜증을 내거나 인상을 쓰게 된다. 실제 높은 기온에 계속 노출되면 피로, 짜증, 현기증 등 ‘열 스트레스’ 반응이 생기고,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혈액 내 염증 물질도 증가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폭염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공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독일 울름대학교 연구팀은 지역 날씨 데이터와 독일 내 에어컨이 없는 6개 병원의 원내 사고 데이터를 토대로 더운 날씨가 정신질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병원 데이터에는 2007~2019년 사이 1007개 병상, 환자 16만4435명의 신체적·언어적 공격성과 공격성에 따른 영향, 후속 조치 등이 기록됐다.
연구결과, 일 최고 온도가 30도 이상일 경우 환자 공격성에 의한 사고가 30도 미만인 날보다 15% 이상 많이 발생했다. 날씨가 더울수록 사고율은 높아졌으며, 가장 더운 날(33.5도 이상)에는 사고 건수가 11.1건(30도에서 9.7건)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는 온도가 (정신의료기관 입원실 내)사고 증가의 원인임을 시사한다”며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병원 설계·건축은 정신 건강관리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성 증가는 환자의 고통 증가와 회복 억제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며 “정신의료기관에서는 더 많은 측정을 통해 기후이상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 정신과협회(Royal College of Psychiatrists) ‘BJPsych Open’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