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만 살펴봐도… 임신 여부 알 수 있다?

입력 2021.06.18 07:10

호르몬 영향으로 잇몸 염증… 2주 양치 열심히 해도 낫지 않으면 치과 진료를

임신테스트기와 칫솔
임산부는 호르몬과 입덧의 영향으로 잇몸병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과의사는 입속만 들여다봐도 임산부를 알아낼 수 있어요"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한 외국인 여성이 올린 글이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말로 치과의사는 여성의 임신 여부를 손쉽게 알 수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임신할 때 나타나는 구강 내 증상들로 임신 여부를 추측할 순 있지만, 정확한 진단은 어렵다고 말한다. 임신성 치은염과 같은 증상은 일반적인 치은염과 완전히 구분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임신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물론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호르몬·입덧 영향… '잇몸병' 생기기 쉬워진다
임신하면 치아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임신을 하면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서 점막이 부풀어 오르고, 이로 인해 잇몸이 약해지고 염증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입덧'도 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다. 고대안암병원 치과 류재준 교수는 "입덧을 심하게 하면 양치조차 하기 어려워지며 충치나 잇몸병이 생길 수 있다"며 "입덧과 함께 올라온 위산이 치아를 부식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신한 여성의 30% 정도가 임신성 치은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임신으로 인해 '풍치'가 생겼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풍치 역시 잇몸질환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보통 풍치라고 부르는 것은 치은염이 심해져 치주염까지 발전했을 때를 일컫는다. 치주염은 염증이 잇몸뼈 주변까지 깊숙이 침투한 것으로, 이 상태에 이르면 극심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치수염으로 발전해 치아가 빠져버릴 수도 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염증으로 인해 골소실이 일어나면서 임플란트를 해야 하거나, 임플란트조차 어려운 상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 류재준 교수는 "임신성 치은염은 출산한다고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며 "치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출산 후 치아 상태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임산부도 필요하면 치과 찾아야, 20% 추가 할인도
임산부가 잇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무조건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치은염 상태라면 양치만 열심히 해도 나아진다. 2주 정도 양치를 신경 써서 했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땐 치과를 찾아야 한다. 치과 치료가 아이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산모들도 많다. 류재준 교수는 "일반적인 진료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걱정된다면 가장 안정적인 시기인 임신 중기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며 "초기나 말기에 해당하더라도 통증이 심하거나 불편감이 크다면 더 심해지지 않도록 치과를 찾아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리미리 관리해 애초에 잇몸병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산부는 치과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받을 때 2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1년에 한 번 보험이 적용되는 치아 스케일링도 가능하다. 원래 보험 적용 본인부담금인 1만5000원에서 추가로 할인된 5천원 안팎으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는 것. 임산부 진료비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산모수첩이나 임신확인서 등 증빙자료를 챙겨야 한다.

한편 임신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치과에 갔다가 개인적인 정보가 공개될까 두려움을 느낄 필요는 없다. 류재준 교수는 "치은염은 임산부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입속만 봐서 임신을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혹여나 치료를 위해 임신 여부 확인이 필요하더라도, 직접 여쭤보는 것은 실례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설문지를 받아서 조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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