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 백신’ 품귀현상까지… 백신 접종 열기, 왜?

입력 2021.06.09 09:44

"주변 사람 접종하며 신뢰 높아져… 인센티브도 영향"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모습
백신 접종 대상이 확대될수록 백신 접종 열기 또한 고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DB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확대될수록 접종에 대한 열기 또한 높아지고 있다. 3분기부터는 교직원·수험생을 비롯해 일반 성인까지 본격적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높은 접종예약률과 접종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접종 속도에 맞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백신 접종 정책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일 최다 접종자 수 기록… ‘노쇼 백신’ 품귀현상까지
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국내 1차 접종자는 85만5642명으로 첫 접종일(2월 26일) 이후 가장 많은 접종자 수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백신 접종 열기가 높아진 가운데, 이날부터 60~64세 백신 1차 접종과 30세 미만 군 장병 백신 1차 접종 등이 시작되면서 접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접종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60~74세 고령층과 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우선 접종 예약은 마감일 기준 80.7%의 예약률을 기록하며 정부 목표치인 80%를 넘어섰다. 전체 대상자 약 946만9550명 중 764만2122명이 백신 접종을 예약했으며, 예약자들의 실제 접종률 또한 99.8%(3일 기준)로 100%에 육박했다.

이밖에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 30세 이상 군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얀센 백신 접종예약은 시작 18시간 만에 90만명분 예약이 마감됐으며, 접종 예약 후 미접종으로 인한 ‘노쇼 백신(잔여 백신)’ 역시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주변 사람 접종하며 신뢰 높아져… 인센티브도 영향”
이 같은 백신 접종 열기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이다. 앞서 국내에서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부작용 우려와 물량 부족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빠른 접종 속도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은 주변 접종자들을 통해 백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실외 노마스크 지침’과 같은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공개되며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신 접종이 일정 숫자를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접종자들이)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접종자들의 확진 사례가 줄거나 중증환자·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효과를 실제로 경험하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여기에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를 발표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또한 “(백신 접종예약률이 높다는 것은)그만큼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먼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이 느끼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접종을 앞둔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경우 7월부터 백신 접종자들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들이 높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오랜 시간 방역수칙에 답답함을 느껴온 젊은 층의 경우, 집단면역 목표보다는 실외 노 마스크 지침과 같은 인센티브들이 강한 동기부여가 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3분기에도 높은 접종률 전망… “속도에만 치우쳐” 지적도
이제 시선은 3분기로 향한다. 3분기부터 교직원, 수험생, 50대(이상 7월)를 시작으로 40대와 30대, 20대 등 1차 접종 대상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접종 속도에 따라 정부 목표인 ‘3분기 3600만명 1차 접종’과 ‘11월 집단면역 달성’ 또한 가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접종 대상이 확대되는 3분기에도 접종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김신우 교수는 “접종을 미뤘던 사람들도 백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백신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하나 둘 접종에 참여하고 있다”며 “부작용 발생 등 큰 이슈가 없다면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접종 속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속도에 맞는 물량을 확보하고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움직임 또한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재훈 교수는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급이 잘 이뤄져야 한다”며 “동시에,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우려와 오해를 정확하게 해소시키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백신 접종 정책이 지나치게 접종 속도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만큼 백신 안전성과 후유증 예방·보상책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실행하는 움직임 또한 중요함에도 속도전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우주 교수는 “접종 속도를 높이기 전에 정확한 접종 순서와 시스템 확립, 충분한 물량 확보, 안전성 검증, 후유증 예방·보상 체계 구축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접종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백신을 맞으려는 분위기는 이어질 수 있으나, 백신 접종이 단순히 속도를 높이고 숫자를 채우는 데만 급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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