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新 치료법 될까? 몰랐던 '아연'의 효과

입력 2021.06.08 16:52

아직은 보조적 요법… '저항성 고혈압' 치료 가능성도

혈관
아연은 혈관 생리와 관련된 여러 효소 활성을 조절해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연'을 이용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과거 아연 결핍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데 이어, 최근 아연 섭취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아연을 이용한 혈압약은 기존의 혈압강하제로 혈압을 낮추지 못했던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혈압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액검사를 통해 아연 수치가 적게 나왔다면 보충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연, 혈관 관련 효소 조절해 혈압 낮춘다"
호주 멜버른대 스콧 에이튼 교수팀은 쥐와 인간의 혈관 세포를 이용해 아연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연구 결과, 쥐와 인간의 혈관 세포에 아연을 보충하면 혈관이 이완되고 혈류량은 증가하면서 결과적으로 혈압이 낮아졌다. 특히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부위의 혈관보다도 뇌와 심장에 위치한 혈관이 아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연이 ▲CGRP 수용체 ▲프로스타노이드 수용체 ▲칼슘채널 단백질(VGCC) 등 혈관 생리와 관련된 여러 효소 활성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혈압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19년에는 아연이 우리 몸에서 나트륨이 배출되는 것을 돕고,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생리학회 학술지에 발표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연이 혈압을 낮추는 기전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가 추측되고 있지만, 아연 보충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중론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원호연 교수는 "아연이 부족한 사람이 아연을 보충하면 혈압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며 "아연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보조적인 방법으로 아연을 보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보조적 요법… '저항성 고혈압' 치료 가능성도
그러나 아연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굳이 보충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원호연 교수는 "모든 영양소는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듯, 아연도 과도하게 보충하면 메스꺼움, 위장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히드랄라진(Hydralazine), 아미로라이드(Amiloride) 등 특정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원 교수는 "많이 쓰는 약제는 아니지만, 특정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아연 과다 섭취가 약효를 높여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굴, 꽃게, 콩 등 아연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을 때도 주의하는 게 좋다.

아연은 아직 현재 쓰이고 있는 혈압강하제만큼의 효능을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향후 연구를 통해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는 새로운 대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저항성 고혈압은 3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사용했음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콧 에이튼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기존 혈압약에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연 기반 혈압강하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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