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기업 20대’ 화이자 예약은 실수? ‘철회’ 가능성 제기

입력 2021.06.07 15:27

‘예약 논란’ 기업 중 한 곳, 직원 문자에 “정부의 기준 변경”
“부속 의원 둔 기업의 직원들 잘못 입력” 질병청 해명도 ‘의문’

 7일 오전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 임직원의 화이자 백신 예약 성공과 관련, ‘입력 오류에 따른 해프닝’이었다는 질병관리청의 설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한 대기업이 이날 오전 백신 예약과 관련, 직원들에게 발송한 안내 문자 내용이 확인되면서다. 이 기업은 이날 오전 ‘30세 미만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송한 문자 알림을 통해 ‘정부의 기준 변경’을 언급했다. 


‘화이자 백신 예약’과 관련, 직원들에게 ‘정부 기준 변경’을 알린 한 대기업의 메시지.

A기업은 이날 오전 11시 29분, ‘코로나19 예방 T/F’ 명의로 직원들에게 ‘알림톡’ 메시지를 보냈다. A기업은 메시지를 통해 “혼란을 드린 점 죄송하오나, 정부의 기준이 변경되어 급히 연락드리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알렸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 백신 대상자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을 뿐이란 질병관리청의 7일 오전 설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A기업은 앞서 이날 이른 오전에 자사(自社)의 30세 미만 임직원들에게 화이자 백신접종 예약을 ‘공지’했을 가능성도 있다. A기업은 ‘정부 기준의 변경’을 언급한 오전 11시 59분 메시지에서 “아침에 말씀드린 30세 미만 화이자 백신접종 예약은, 현재 방역당국에서 당사 임직원을 대상에서 제외를 한 것으로 확인됩니다”라고 했다.

A기업의 경우 메시지를 통해 정부 기준 또는 상황의 변경을 알리면서도 ‘백신 접종 가능성’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A기업은 메시지를 통해 “방역당국의 별도 가이드가 있기 전까지 변경/취소를 하지 마시고 기다려 주시면 되겠습니다”라고 알리면서도 ‘백신 접종 가능성 유’란 표현을 첨가했다.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예약 성공 인증과 접종대상 목록. 접종대상 목록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얀센 백신 가능케 한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답?

질병관리청이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경찰·소방 등)과 취약시설 업소·종사자, 만성신장질환자 등의 화이자 백신 예약을 알린 것은 지난 1일이다. ‘혈전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30세 미만 중 사회필수인력(경찰, 소방, 해경 등), 취약시설 입소·종사자, 만성신장질환자 등이 7일부터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그러나 예약이 시작된 7일 0시부터 일부 대기업 종사자들이 백신 예약에 성공하면서 혼란이 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30세 미만 임직원들이 화이자 백신을 예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해당 기업 종사자 중에서 반도체와 무관한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예약이 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LG디스플레이 직원 A씨는 "반도체와 직접 관련된 직무도 아닌데, 백신 접종 홈페이지에서 화이자 백신을 예약할 수 있어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뚜렷한 설명 없이, 반도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기업 직원들의 예약 성공 사실이 입소문을 타며 확산되자, 또다른 의혹들이 꼬리를 물었다. ‘국가기간산업 종사자에게 화이자 백신 우선권을 부여했다’, ‘미국의 얀센 백신 제공을 가능하게 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 백신 특혜를 준다’는 등의 소문들이다.

한나절 이상 혼란과 억측이 확산된 뒤에야 정부 측은 이날 낮 12시를 전후해 ‘단순 전산 오류’라는 그야말로 ‘단순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날 오전 일부 기업의 백신 관련 ‘사내 지침’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의혹들을 낳고 있는 것이다.

◇'부속 의원'이 문제였다는데… 왜 일부 기업에서만?

질병관리청은 예컨대 ‘부속 의원’을 둔 사업장이 ‘오류’의 진원지가 됐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사업장의 부속 의원에 근무하는 직원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의원 종사자 아닌 사업장의 일반 회사원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일부 반도체 관련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오류가 나타난 점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부속 의원이 문제의 원인이었다면, 부속 의원을 둔 대부분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했어야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은 "일반 회사원은 화이자 백신 예약 대상자가 아니지만, 회사 부속 의원(사내병원) 소속으로 등록된 경우가 있어 정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 황호평 팀장은 "건강보험공단이 추진단에 제출한 자료에서 해당 문제점을 파악해 조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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