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 감염’ 속속… 백신 부족한데 ‘부스터 샷’ 필요할까?

입력 2021.05.26 11:34

부스터 샷 효과 갑론을박, 9월에 임상 결과 나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 필요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지만, 필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선두 국가들이 백신 추가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백신 면역 효과를 강화하거나 지속하기 위해 한 번 더 백신을 접종하는 ‘부스터 샷’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백신 부족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많은 와중,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은 부스터 샷을 계획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반발도 거세다. 정말 부스터 샷은 필요한 걸까?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부스터 샷 필요성, 갑론을박 거세
사실 아직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의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된 연구는 없다. 백신 개발사 소속 전문가들과 몇몇 과학자의 주장, 모더나에서 40명 대상으로 확인한 소규모 임상 2상 초기 시험 결과, 비공개로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발표가 전부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이 백신의 면역 효과 강화와 연장을 위해 1년 이내 부스터 샷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긴 했지만, 하루 만에 워스텅포스트 주최 행사에서 “부스터 샷의 필요성이 기정사실화돼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아직 백신 접종 면역 효과가 떨어졌다는 증거도 없다. 미국 코넬대 존 무어 박사는 “백신 효과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고, 떨어지더라도 점진적일 것”이라며 “부스터 샷 효과를 증명하는 임상 자료가 나오지도 않은 현재 과도한 우려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부스터 샷 필요성을 논하기는 성급하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임상 연구 결과, 오는 9월 나올 예정
부스터 샷의 효과가 증명되려면 접종했을 때 시간 흐름에 따른 백신 면역 효과 변화 양상이 관찰돼야 한다. 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이 아닌 기존 백신과 똑같은 백신을 접종했을 때의 효과 등에 대해서도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화이자, 모더나가 부스터 샷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는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30세 이상 2886명을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백스 ▲얀센(존슨앤드존슨) ▲발네바 ▲큐어백 7가지 백신을 이용해 부스터 샷의 효과를 입증할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9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부스터 샷 필요성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부스터 샷, 필요성 입증될 가능성 훨씬 높아
아직 부스터 샷의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미국, 유럽연합, 영국, 이스라엘 등은 부스터 샷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여러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시기상조라는 반발에도 왜 벌써 대비하는 걸까?

부스터 샷의 효과가 명백히 입증될 가능성이 높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쳤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 감염 사례가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부스터 샷은 다른 백신에서 효과와 항체 지속 시간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증명된 방법”이라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을 추가 접종하지 않고, 기존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방법으로도 항체량을 늘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학평가·연구센터 피터 막스 박사도 “현재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확답할 수 없다”며 “부스터 샷이 1년 안에 필요한 것으로 판명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하는 적정 기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화이자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경우 두 번째 접종까지 마친 이후 8~12개월 사이에 부스터 샷이 필요하리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가장 먼저 백신을 마친 노인과 의료종사자들이 지난해 12월~1월에 백신 접종을 마쳤기 때문에 오는 9~10월에는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는 가정이 설립하게 된다.

◇국내 부스터 샷 실현하려면, 백신 접종률 높여야
우리나라도 빠른 부스터 샷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부스터 샷을 염두해 코로나19 백신 1억9200만회분을 확보했다. 문제는 접종 속도다. 아직 백신을 한 번도 맞지 못한 사람이 많은데도 벌써 돌파 감염 사례가 4차례나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백신 수급 문제는 숨통이 트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106만8천회(53만4천명)분이 지난 25일 공급됐고, 6월 첫째 주 내로 약 450만회분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화이자 개별 계약한 물량 중 아직 반입 안 된 325만회분, 모더나 5만5천회분도 상반기 내에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이제 최대한 빠르게 많은 국민에게 접종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정부 기존 목표에 따르면 6월 말까지 1천3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해야 하는데, 26일 0시 기준 국내 1차 접종자는 총 394만 2775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5천134만9천116명) 대비 7.68% 수준이다. 하루 평균 25만명씩 백신을 맞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27일부터 시작하는 65~67세 어르신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사전 예약률은 약 57.6%, 다음 달 7일부터 접종을 받는 60~64세 예약률은 47.4%에 불과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60∼74세 고령층을 보면 '백신이 불안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며 “접종률이 왜 생각만큼 올라가지 않는지, 접종 의향은 왜 높아지지 않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7월부터 1차 접종만으로도 공원, 등산로 등 야외에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또 실외 다중시설 이용과 정규 종교 활동에도 인원 제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접종을 완료하면 사적 모임을 포함해 다중이용시설 인원 제한 등에서도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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