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아바스틴' 시밀러… 로슈 vs 삼바 vs 화이자 격돌

입력 2021.05.21 10:03

삼성바이오·화이자, 바이오시밀러 출시… 가격 경쟁력 관건​

아바스틴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가 연달아 국내 허가를 받았다/사진=한국로슈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인 화이자의 '자이라베브주' 품목허가를 이달 17일 자로 승인했다. 지난 3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주'에 이은 두 번째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허가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로슈의 아바스틴은 직결장암, 유방암, 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교모세포종, 난소암, 난관암, 복막암, 자궁경부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제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입액만 약 1025억원(9050만달러)을 기록한 블록버스터이기도 하다. 온베브지주와 자이라베브주는 아바스틴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까?

◇3파전 승기, '적정가' 제시자가 잡는다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도가 높은 우리나라이지만,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연이은 등장은 시장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에 밝은 국내 제약사와 협업해 온 삼성바이오에피스, 국내 대형병원 유통망이 탄탄한 화이자가 오리지널 의약품(아바스틴)에 비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각각 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오리지널의 80%로 책정돼 있다.

시장 주도권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더라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사실상 바이오시밀러의 가격경쟁력이 아주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바이오시밀러 등장 이후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오리지널 의약품은 상당수다. 유방암, 위암 등에 사용하는 로슈의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과 염증성장질환과 강직성 척추염 등에 사용하는 얀센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가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 '허쥬마'는 일본에서 출시된 지 약 2년 반 만에 시장점유율 47%를 기록했다.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유럽 시장의 52.9%를 차지하며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앞질렀다. 이는 셀트리온이 해외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을 오리지널의 45~60% 수준으로 책정한 결과이기도 하다.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적정가격을 제시한 제약사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 출시 시기도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주지만, 허쥬마와 램시마의 사례를 볼 때 가격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민환 교수는 "아바스틴은 아직도 난소암, 대장암, 유방암 등에서 비급여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제"라고 말했다. 김민환 교수는 "아바스틴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는 환자들은 오리지널 약제를 선호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엔 비용이 약제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가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경우, 급여권 진입을 통해 시장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차가 크지 않으면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교수는 "단, 현재 아바스틴이 일부 질환에서 비급여로 사용되는 이유가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때문임을 고려할 때, 바이오시밀러가 급여권 진입이 가능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다면 시장 점유율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격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조정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시장경쟁력은 결정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화이자의 경쟁은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베브지주'와 화이자의 '자이라베브주'는 올해 하반기 국내 주요 대형병원 유통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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