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두려워 마세요… 최소 수술로 삶의 질까지 생각"

입력 2021.05.10 08: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폐암 명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1위 질환이다. 많은 사람이 걸리는데, 걸리면 예후조차 좋지 않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2018년 기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3위인 데다, 2019년 기준 생존율이 낮은 암 질환 3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폐암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수술이다. 수술로 암세포를 포함한 폐 조직을 완전히 제거해 내면 생존율이 올라간다. 최근에는 수술 이후 삶의 질까지 고려한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폐를 최소 부위만 잘라 폐 기능을 살리거나, 수술 시 구멍 두 개만 내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이다. 흉부외과에서는 갈비뼈 등 구조적인 이유로 구멍을 하나만 뚫어 수술하는 게 힘든데, 세계 최초로 단일공 로봇 흉부종양 절제술에 대한 논문을 보고한 고대구로병원 김현구 교수에게 폐암 수술과 관련해 물어봤다.

-폐암 종류가 다양하다. 어떤 것들이 있나?
크게 작은 세포 암인 소세포암과 큰 세포 암인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대부분 환자가 비소세포암을 앓는다. 비소세포암으로는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 등이 대표적이다. 편평상피암은 기관지에 있는 편평상피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 흡연 때문에 생긴다. 담배 연기가 기관지에 자극을 주기 때문. 기관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 끝에 폐포가 있다. 폐포는 선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 선세포에 암이 생기는 게 선암이다. 대세포암은 폐표면 근처 크기가 큰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소세포암은 일반 상피세포가 아닌 신경내분비세포에서 생기는 것으로, 항암치료와 방사능 치료가 주로 잘 듣는 암이다. 항암치료가 잘 듣지만, 재발이 잦아서 예후가 비소세포암보다 좋지는 않다. 주로 흡연자에게 발생한다.

-흡연 원인이 주로 폐암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다른 원인도 있나?
5~10년 사이에 선암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비흡연자 환자도 늘었다. 이 이유를 이전에는 담배 연기를 간접적으로 마셨을 때 더 작은 입자를 들이마시게 돼 기관지를 지나 폐포까지 가서 선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다 중국에서 폐암이 빠르게 선암이 급증해 분석해 보니, 연기 나는 요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주방 관련 종사자, 작업환경이 석면, 라돈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 등도 폐암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걸로 나타났다. 황사, 초미세먼지도 페포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선암 유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가 폐암 수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암 사망률이 다른 암보다 높은 이유는?
가장 큰 문제는 진단이 안 돼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엔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주기적으로 검진 받아야 하나?
원칙적으로는 CT(컴퓨터단층촬영)를 받아야 한다. 흉부 X-ray로는 단층밖에 확인이 안 돼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가 아니면 확인하기 힘들다. 3년 전 CT와 흉부 X-ray 검사로 폐암을 진단하고 치료까지 했을 때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확인한 연구가 나왔다. CT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폐암에 걸리더라도 빠른 수술이 가능하다. 흉부 X-ray 검사로 3~4기까지 진행됐을 때 폐암을 확인하게 되면, 항암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고 사망할 가능성도 더 커진다. 따라서 흉부 X-ray 검사가 사회경제적 비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CT 조기 검진에 대한 확인을 거쳐, 작년부터 검진사업에 폐 CT를 포함했다. 50세 이상의 흡연자나 작업 환경이 라돈, 석면에 노출될 수 있는 종사자들은 2년에 한 번씩 폐 CT를 받을 수 있다.

-피 한 방울로도 폐암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다던데?
전립선암은 진단할 때 체외 진단 소변, 피검사 만으로 90% 정확도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폐암은 그런 방법이 있긴 하지만, 진단 정확도가 50% 안팎이다. 그래서 최근 혈액 검사로 폐암 진단법을 개발하고 있다. 모든 세포는 내부에서 외부로 물질(엑소좀)을 분비하는데, 피를 통해 엑소좀을 모아 정상 세포가 내뿜은 것과 암세포가 내뿜은 것을 AI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50명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결과가 잘 나왔고, 지금은 5개 병원 350명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분석하고 있다. 오는 8월 정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술이 발달하면, 매번 CT를 찍지 않아도 혈액 검사만으로 폐암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다.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가 폐암 수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암 종류와 병기에 따른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소세포암은 앞서 말한 것처럼 수술하는 경우 많지 않다. 보통 항암치료와 방사능 치료로 진행한다. 비소세포암만 수술이 우선순위가 된다. 비소세포암은 1a, 1b, 2a, 2b, 3a, 3b, 4a, 4b기로 나뉜다. 1a, 1b, 2a, 2b기는 수술이 주 치료법이다. 3a기부턴 환자마다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다학제 치료라고 여러 과 전문의가 의논해 환자 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보통 전이가 많이 되지 않았다면 수술을 먼저 하기도 한다. 전이됐다면 항암치료만 혹은 방사능 치료까지 수술 전에 먼저 한다. 3b기 이후는 대체로 항암치료와 방사능 치료를 수술 전에 먼저 해 암세포를 죽이고 줄인 뒤 수술을 한다. 최근 항암제도 많이 좋아졌다. 이전에는 암세포 말고도 모든 세포를 죽이는 세포 독성 항암제를 사용해 환자의 몸도 안 좋아지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암세포만 죽이는 표적 치료제와 인체에 존재하는 면역 기능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항암 면역 치료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환자가 잘 버틴다면 4기라도 충분히 암세포 크기를 줄이고 수술해 완치할 수 있다.

-최근 폐를 최소 부위만 자르는 방법이 나왔다던데?
기존에는 암세포가 어디까지 퍼져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2cm 미만 부위로 관찰돼도 폐 한쪽의 반을 자르곤 했다. 이 경우 80대는 폐암은 완치했어도, 숨을 못 쉴 수도 있었다.

최근 최소절제술이 나왔다. 영상유도수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CT실에서 암 조직이 있는 부분에 형광물질을 넣어 표시한다. 수술실에선 형광용 특수 카메라와 모니터를 이용하면 정확한 암의 위치를 확인하고, 최소로 폐를 잘라낼 수 있다. 이렇게 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훨씬 올라간다. 폐 기능도 거의 떨어지지 않고, 회복되기도 쉽다.

-폐암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아주 이전에는 초기든 고령이든 가슴을 열고 갈비뼈를 부러뜨려 폐암 절제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과 호흡곤란 등 부작용이 심해, 구멍을 3개 뚫고 진행하는 흉강경 수술로 발전됐다. 구멍을 3개 뚫는 이유는 내시경 들어가는 곳 하나와 양손으로 수술하는 곳 두 개를 내기 위해서다.

수술을 받는 1, 2기 환자들은 완치율이 높다. 그래서 뚫는 구멍 개수를 줄이면 절개 부위가 적기 때문에 수술 후 감염위험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환자들의 더욱 나은 수술 후 삶을 위해 흉강경 수술로는 구멍을 하나만 뚫고 진행하는 수술(싱글포트 흉강경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도 도입되고 있다. 구멍으로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흉강경은 아무래도 수술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 하지만 로봇 수술은 구멍에 넣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보니 흉강경보다 쉽고, 수술 정확도도 높다. 로봇 수술이 개발된 진 조금 됐지만, 폐암 로봇수술로는 수술 과정 중 폐와 심장에 있는 중요한 혈관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건 불가능해 흉강경과 로봇 수술을 합쳐 진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근래 로봇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절제할 방법이 생겼다.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가 폐암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가 폐암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로봇 수술은 구멍을 4개 뚫어야 한다던데?
로봇의 겉 부분이 매우 커 구멍에 들어가는 로봇 팔 사이에 간격이 필요하다. 그래서 구멍 4개를 뚫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 수술이 아무리 장점이 있다고 해도 환자 입장에서는 구멍을 많이 뚫는 게 장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근 구멍 개수를 2개로 줄이는 것까지 성공했다. 1개까지 줄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폐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흡연하면 안 된다. 담배는 잘 알려진 위험 인자다. 말고도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 미세 먼지 등 폐암과 관련이 있다고 나온 요인들은 회피하는 게 가장 좋다. 혹시 그런 입자들이 체내로 들어왔다 하더라도 결국 면역력이 강하다면 암은 생기지 않는다. 다시 말해, 결국 면역력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잘 알고 있는 단백질, 비타민,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챙기는 건강한 영양 섭취와 적당한 휴식과 수면, 적절한 운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술 이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수술하면 폐 기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폐가 새로 자라진 않지만, 몸이 적응하면서 나머지 폐 기능이 향상되며, 보완할 수는 있다. 6개월에 걸쳐 10% 정도 폐 기능이 회복된다. 평소 운동을 하던 환자는 20%까지도 회복을 하더라. 수술 전과 후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게 수술하는 환자에게 중요하다.

-폐암을 앓고 계신 분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한다면?
폐암을 진단받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술에 대해 두려워한다. 수술하자고 하면 많은 환자가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항암 치료나 방사능 치료는 없는지 묻는다. 하지만 사실 폐암에서 수술은 받으면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방법이다.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 건 완치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수술 상처 상당히 줄어들었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법이 나왔기 때문에 너무 수술을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김현구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현구 교수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후, 동대학에서 흉부외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다. 폐암 수술을 받는 환자가 수술 후에도 높은 질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흉부로 들어가는 구멍도 최소한으로 자르고, 폐도 최소한으로 자르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구멍 하나만 내 폐암 흉강경 수술에 성공했고, 아시아 최초로 로봇 수술기만 이용한 폐암 수술에 성공했다. 3년 전에는 세계 최초로 구멍 2개만 내 폐암 로봇 수술에 성공했다. 폐를 최소로만 자르기 위해 암표적 형광물질을 이용하는 수술법을 개발해 냈다. 피 한방울로 확인하는 폐암조기진단법도 개발했다. 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에서 총무이사, 대한기관식도과학회 이사,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학술위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 대한폐암학회 법제윤리위원, 대한나노의학회 학술교육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위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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