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 심해? '이 정도'면 병원 가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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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면서 실제로 팔다리 등의 몸을 움직이는 잠꼬대는 중요한 병적 증상이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잠꼬대는 의학적으로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꿈을 꾸면서 실제로 팔다리 등의 몸을 움직이는 잠꼬대는 다르다. 이는 중요한 병적 증상이다. 잠꼬대가 심한 사람들에게 위험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파킨슨병·치매 주의

먼저 파킨슨병이다. 꿈속 행동을 재현하는 등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것을 '렘수면 행동장애'라고 한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사람은 향후 파킨슨병·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이 크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가 2년 전 연구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세계 11개국 24개 수면센터에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280명을 12년 간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73.5%의 환자가 향후에 파킨슨병 같은 신 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은 자고 있지만 뇌는 깨어있는 '렘수면' 상태에서 대다수 사람은 뇌간의 운동 조절 부위가 작동해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잔다. 하지만 뇌간에 문제가 생기면 운동 조절 부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는 동안에도 심하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뇌간의 문제는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특히 노년기에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으면 5~10년 뒤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앓을 수 있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우울증도 주의

서울아산병원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86명과 일반인 7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감정표현불능증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 그룹에서 경도 우울증 이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50%(43명)로 일반집단 34%(25명)보다 약 1.47배 높았다. 감정표현불능증 의심으로 진단된 비율이 31%(27명)로 일반집단 19%(14명)보다 약 1.63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효재 교수는 "잠을 자다 자신의 움직임이나 고함소리에 놀라 깬 적이 있거나, 주변 사람에게 잠꼬대와 움직임이 심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한 잠꼬대 그 자체로도 위험

렘수면 행동장애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다. 잠은 안구를 빨리 움직이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뉘는데, 렘수면 중에 주로 꿈을 꾼다. 렘 수면의 중요한 특징은 몸의 움직임과 관련된 근육이 마비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덕분에 우리는 꿈속에서 맘껏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렘수면 중 근육이 마비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꿈속에서 하는 발길질을 실제 할 수 있다. 꿈속 행위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그 자체로도 위험할 수 있다. 같이 누워 자는 사람을 때린다거나, 자는 중에 물건을 세게 쳐서 스스로 부상이 생길 수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같은 심각한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지만,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