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 찌는 먹방 유튜버들… 혹시 다이어트 비법이?

입력 2021.04.30 07:30

질병 아니라면… 마이크로바이옴-비만 연관 주목하는 의료계

먹방을 찍는 여성
아무리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대부분의 경우는 장내미생물총이 다를 때지만, 소화흡수 장애, 당뇨병, 갑상선기능 항진등 등의 질환 신호일 수도 있음으로 주의 깊게 몸의 신호를 살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저렇게 많이 먹는데 왜 살이 안 찔까?’

한 번에 먹기 힘들어 보이는 양을 그 자리에서 먹어 치우는 먹방(먹는 방송)을 보다 보면 누구나 떠올릴 법한 의문이다. 먹방 유튜버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종종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사람을 볼 수 있다. 먹고 뱉거나, 토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많이 먹는데도 왜 살이 안 찌는 걸까? 건강에 문제는 없는 걸까?

◇장내미생물총 다른 경우 많아
장내미생물총(마이크롬바이오)이 다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손정일 교수는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장내미생물총이 다르다면 많이 먹어도 영양분 적당히 흡수되거나, 잘 흡수돼도 몸에 축적이 안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된 건 없다”고 말했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학 제프리 고든(Jeffrey Gordon) 교수팀의 발표로 장내미생물총이 비만과 관련이 있다고 처음 알려졌다. 고든 교수팀은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장내미생물총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할수록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에 속하는 균이 적고 퍼미큐티스(Firmicutes)에 속하는 균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후 연구에서 비만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의 분변을 쥐에 이식하자, 비만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비만해졌고, 날씬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는 날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미생물총 자체가 비만도에 영향을 주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밝혀진 것. 사람 연구는 윤리적으로 불가능한데, 장염 치료를 위해 분변 이식 받은 환자 사례를 조사하니 사람에게도 이 이론이 적용되는 게 증명됐다. 손정일 교수는 “분변 이식을 통해 비만이나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살이 잘 안 찌는 사람이어도 식이, 반복된 설사 등으로 장내미생물총이 바뀌면 다시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뀔 수도 있고, 반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심하다면 소화흡수 장애 의심해야
설사와 변비, 복부 팽만감, 복통, 가스가 계속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대변 냄새가 극도로 역겹다면 아무리 먹어도 영양분 흡수를 못 하는 ‘소화흡수 장애’일 수 있다. 여러 질환이 원인일 수 있는데, 대체로 중대한 병이라 빨리 원인을 찾고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음식이 소화되면서 나온 영양소는 소장의 혈류로 흡수된 후 필요한 기관으로 전달된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위 수술 등으로 소화효소가 잘 안 나오는 위장질환이 있거나, 췌장이나 간에 문제가 있어 췌장 효소액이 잘 안 나오거나, 대부분의 영양소를 흡수하는 소장에는 균이 거의 없는데 대장에 있는 균이 과다성장하면서 소장으로 넘어와 질환이 생겼을 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소화흡수 질환이 생길 수 있다”며 “소화흡수 장애는 드물지만,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고, 빈혈이나 신경 손상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징후가 보이면 정확한 원인을 판단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소화장애증, 장기생충, 휘플병, 크론병, 에이즈, 낭성섬유종, 유당불내증, 박테리아 과다성장증후군 등이 원인 질환이다. 손정일 교수는 “갑자기 살이 빠지거나, 날씬을 넘어 빼빼 마른 체형이라면 소화흡수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 문제 있는 것 같다면, 혈액 검사받아야
살이 잘 안 찌면서, 영양실조까진 아니어도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 당뇨병과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김경오 교수는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대부분의 이유는 장내미생물총이 다르거나, 에너지를 방출하는 갈색 지방이 많은 등 체질적으로 기초 대사량이 높을 때다”면서도 “당뇨병이거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인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혈액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소화흡수 장애도 혈액 검사로 확인되며, 대변검사를 통해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당뇨병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가 안 되거나, 기능이 떨어질 때 생기는 대사질환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당이 제대로 체내로 흡수되지 않아 살이 급격히 빠지거나,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당뇨병 자체는 당장 큰 건강 문제를 유발하지 않지만, 방치하면 발이 썩어 들어가거나 혈액이 막히거나 신장이 망가지는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김경오 교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쉬운데, 갈증이 많이 나거나 식욕이 커졌거나 소변을 자주 보러 간다면 당뇨병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몸의 대사량을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오는 갑상선기능 항진증이 있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손정일 교수는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게 돼 살은 안 찌면서 몸에 열이 많아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며 “방치하면 다양한 기관에 과부하가 걸려 여러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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