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이식 반복 안하려면… 철저한 체중 관리 필요"

입력 2021.04.26 08: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간암 명의' 한양대병원 간담췌외과 최동호 교수

최동호 교수/사진=한양대병원 제공

간 이식 환자들의 최다 사망 원인은 뭘까. 간 이상이 아니라 심혈관질환이다. 간 이식 후 건강을 되찾았다고 방심하면, 금방 살이 찌고 심혈관 계통에 문제가 생긴다. 전문의들이 간 이식 환자들에게 비만을 특히 경계시키는 이유다. 간 이식을 포함,  최신 간암 치료 전반에 대해 한양대병원 간담췌외과 최동호 교수에게 물었다.

Q.간암을 치료하는 최고의 방법은 간 이식인가?
우리나라가 간암치료를 위해 간 이식을 많이 하고는 있지만, 아직 가장 좋은 간암의 치료법은 간 절제술이다. 간 이식은 과거에 생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말기 간질환 환자와 간암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방법으로 가치를 가지긴 하나, 간 이식을 하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간암에서 간 이식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는 것은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간과하는 것이다.

면역억제제를 10~20년가량 복용하다 보면 콩팥이 손상되기 쉽다. 간 이식을 받은 환자의 10~20%는 콩팥손상을 겪는다. 간 이식으로 간암은 잘 치료했지만, 면역억제제 부작용으로 콩팥이 망가져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거나 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통 간암 환자가 간 절제술을 받게 되면 간 이식만큼 경과가 좋지는 않다 보니 간 이식이 최고의 방법처럼 비치는 경향이 있는데, 일단 간 절제술이 가능하다면 간 절제술이 최선이다. 간 절제술을 사용할 수 없다면 간 이식을 하는 것이다.

Q.간 절제술과 간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차이는 무엇인가?
간암 치료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간 절제술은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간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복수나 황달이 없고, 종괴의 크기가 작으며, 암의 개수도 적고, 한쪽에만 간암이 있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

간 이식은 암이 간 밖으로 퍼지지 않은 비교적 초기 간암의 경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간암의 크기가 작고 개수도 적고, 간경변이 심해 다른 치료법을 사용할 수 없다면 간 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간 이식을 하면 간경변과 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즉, 전신상태가 양호한 간암 초기에는 절제술을, 암이 진행된 상태면서 간 기능도 나쁘면 간 이식을 할 수 있다. 다만, 암이 많이 전이된 이후라면 간 절제술과 이식 모두 의미가 없다.

Q.간 이식을 할 수 없을 땐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
간 이식이 필요한 간암환자들은 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으나, 대부분 공여자가 없어 간 이식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다. 간 이식이 필요하지만 공여자가 없는 경우, 대증치료로 신장 투석, 간 색전술 등을 하고는 있으나 이식이나 절제술보다 결과가 좋지는 않다.

간은 이식이 불가할 때 다른 장기만큼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다. 심장이나 신장은 인공장기를 이식할 수 있고, 신장은 인공신장 이식이 안 되면 투석이라도 하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반면 간은 인공간도, 상용화된 투석방법도 없다.

최근 유럽, 미국 등은 간 이식 공여자 부족 해결을 위해 심정사자 간 관류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사진=한양대병원 제공

Q.국내에서 이식 성공사례가 있는 바이오 인공간은 대안이 될 수 없는가?
세포는 밖으로 꺼내면 분화되지 못해 사멸하기에 건강하게 증식하는 간세포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의 인공간은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다만 20년 가까이 인공간 개발을 연구하면서 세계 최초로 간 줄기세포가 지속적으로 분화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전임상 단계이긴 하나 3D 프린팅 등의 기법을 이용해 최대한 빠르게 인공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그렇다면 간 이식 환자의 선택지는 생체이식과 뇌사자 이식 뿐인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심정사(심정지로 인한 사망자)를 한 사람의 간을 떼어내고 나서 외부에서 간을 투석, 이식하는 'Perfusion(관류)'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망하는 순간 피가 굳기 때문에 간도 망가지는데 이를 꺼내 외부에서 3시간~하루 정도 투석해 간 상태를 좋게 만들어 이식하는 것이다. 뇌사자 간 이식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의 예후를 보이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심정사자의 간 이식이 합법이 아니라 시도할 수 없는 방법이나, 유럽과 미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방법이다. 공여자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기도 하다.

공여자는 수술 후에 큰 부작용을 겪지 않는다고는 하나, 간 수술은 큰 수술에 속하기에 환자도 의사도 상당히 부담이 큰일이다. 생체이식은 어쩔 수 없으니 선택하는 방법이다. 관류를 하는 간 대부분은 상태가 좋아지기에 나중에는 여러 간 중에서 가장 좋은 간을 선택해 이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간 이식 후 관리에 대해 설명 중인 최동호 교수/사진=한양대병원 제공

Q.간 이식을 하고 난 후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간 공여자와 수요자의 관리법이 다르다. 국내에서 간 공여자가 사망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합병증은 비교적 많다.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는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생기는 합병증과 비슷한 합병증들이 생긴다. 수술 후 간 절단면에서 담즙 누출, 일과성 흉수 발생, 상처감염, 출혈, 장 유착, 켈로이드성 피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합병증들은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제공 후 6개월~1년은 굉장히 힘들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 이식을 받은 사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간암은 절제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간 이식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일반인과 같아지기에 자신이 간 이식을 받았다는 걸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간을 이식받아도 간암은 재발할 수 있고,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 부작용으로 신장 손상이 발생하면서 신장이식이 필요해질 수 있고, 살이 찌면서 성인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에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간 이식을 받고 나서 살이 찌면 건강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수년에 걸쳐 저체중이 비만이 될 정도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살이 찌게 되면 지방간이 생겨 다시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당뇨나 고지혈증이 생기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수 있다. 실제 간 이식 후 간염보다는 지방간이 생겨 간 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다. 모순적이지만 간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최다 사망원인이 심혈관질환이다. 간 이식 후에는 체중이 증가하지 않게 특히 신경 써야 한다.

Q.간 이식후 간암 재발률은 어느 정도인가?
관찰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간암 수술 후 3년 이내 간암 재발률이 대략 50% 정도다. 관찰기간을 5년 이내로 보면 70%의 환자가 간암 재발을 겪는다. 상당수의 환자가 간 이식을 받아도 간암 재발을 겪는다.

간 이식 후 간 재발률은 어떤 상태의 간암일 때 수술을 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간암이 5cm 이하로 1개이거나 2cm 이하 간암이 3개 미만인 경우, 간혈관에 전이가 없는 경우 간 이식을 하면 5년 후 재발률이 20~40% 정도로 간 절제술을 시행했을 때보다 더 좋은 경과를 보인다. 하지만 간암환자에게 간 이식이 시행된 것이 아주 오래되지 않았기에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동호 교수가 간암예방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사진=한양대병원 제공

Q.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위험인자를 줄여야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간암환자의 70%는 간염이 있기에, 간염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간염 치료를 잘하고 술은 끊고, 지방간을 없애는 게 간암의 예방법이다.

간암은 고위험군이 따로 있다.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중요하다. B,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쉽게 검사가 가능하기에 부모, 형제나 배우자가 간염이 있다면 반드시 본인도 간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또한 일주일에 소주 2병 이상을 마시는 남자, 소주 1병 이상을 마시는 여자는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 위험이 있기에 간질환 유무를 검사해야 한다.

간암은 음주와 금연 외에 특별한 예방법이 없고, 이렇게 한다고 해도 간암을 100% 예방할 수는 없기에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게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60%는 증상이 거의 없는 1기고, 정기검진을 받지 않으면서 간암이 진단된 환자의 63%는 3기다. 즉,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간암 치료를 할 때 가장 중요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Q.투병 중인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물론 간암이 치료가 힘든 암이지만 최근에 많은 치료법이 개발돼 생존율과 완치율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 완전한 예방은 못 해도 조기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고, 주치의와 잘 상의해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면 충분히 생존기간이 늘어날 수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아달라. 완치할 수 있는 길이 있으니 포기하지 않길 부탁한다.

최동호 교수

최동호 교수
최동호 교수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워싱톤의과대학 간담췌외과, 미국 국립보건원,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일본 나고야대학 간담췌외과를 연수했다. 대한수혈학회 총무이사, 대한간암학회 부총무이사, 한국줄기세포학회 임상학술이사 등을 지냈으며, 대한이식학회 자유연제 기초부문 최우수상, 생체간이식연구학회 베스트포스터어워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우수논문상과 우수구연 및 포스터상 등 다수의 학술상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의학연구원장과 장기이식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이식학회, 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생체간이식연구학회 정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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