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마다 다른 관절, 더 정밀할 순 없을까? '3D 시뮬레이션' 10000회… 진정한 '맞춤형' 인공관절 실현

입력 2021.04.14 08:05

전문병원 탐방_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정확한 절개·균형이 수술 결과 좌우 MRI로 환자 무릎 분석하고 뼈 모형 3D 프린팅
가상 수술 거쳐 맞춤형 수술 도구 제작해 적용… 수술 25분 내외, 시간 줄어 염증 등 합병증 최소
"3D 비용 일체, 환자 만족도 위해 병원서 부담… 첨단 재생 의료 기관 지정 목표로 환경 갖춰"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연세사랑병원은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권유범 과장, 고용곤 병원장, 정필구 진료부장(왼쪽부터)이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공관절 수술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정확도'다. 뼈를 얼마나 정확히 절삭하는지, 인공관절을 얼마나 정확히 끼워넣는지에 따라 수술 후 환자 삶의 질과 인공관절 수명 등이 좌우된다. 그래서 인공관절을 정확히 심기 위한 의료계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맞춤형 수술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이나 운동 등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호전된다. 하지만 질환이 점점 진행돼 연골이 모두 닳으면 결국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더라도 인공관절이 주변 조직과 균형을 이뤄 제 위치에 심어져야 환자가 빠르게 적응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1960년대에 처음 시행된 인공관절 수술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점점 발전해왔다. 수술 정확도가 높아졌고, 인공관절 수명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내비게이션·로보닥 같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에서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맞춤형 인공관절을 위한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맞춤형 인공관절을 위한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뼈를 정확한 각도로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딱 맞는 위치에 넣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수술을 25분 내외로 아주 빠르게 끝낼 수 있어서 환자 회복도 빠른 편이다"라고 말했다.

◇환자 맞춤형 수술 도구 제작… 비용은 병원이 부담

맞춤형 인공관절을 위한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 수술은 여러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먼저, 연세사랑병원은 환자의 무릎 상태 확인 검사를 MRI(자기공명영상)로 시행한다.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대신 MRI를 찍는 건 연골 두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검사 영상을 이용해 환자의 무릎 상태를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3D 프린터를 이용해 환자 무릎 관절의 뼈 모형을 만들어낸다. 이를 이용해 전문 인력이 가상으로 인공관절을 끼워 넣어 보면서, 정확한 뼈 절삭을 위한 환자별 맞춤형 수술 도구 PSI(Patient Specific Instrument)를 제작해 이를 실제 수술에 적용한다. 환자의 무릎 형태와 고관절·무릎·발목을 잇는 축이 일직선이 되도록 사전에 철저히 계산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최소화되고 불필요한 과정 및 시간이 줄어 염증 같은 합병증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이런 세밀하고 정교한 과정뿐 아니라 의료진의 역량도 중요하다. 고용곤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이 방식으로 수술한 사례가 1만건이 넘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며 "2013년에 처음 국내에 도입해, 3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권도 두 건 보유하고 있다.

이런 수술 과정을 거치면 환자 부담 비용이 늘 것 같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MRI 촬영에 드는 비용, 프로그램을 돌려 가상으로 인공관절을 끼워보는 인건비,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뼈 모형과 PSI 제작비 등 오로지 환자 만족을 위해 병원에서 모두 부담한다.

◇서울 강남권 유일 '관절 전문병원'

연세사랑병원의 의료 역량은 여러 방면에서 입증됐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 지정 4기 1차년도(2021~2023년)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전문병원은 특정 질환이나 진료 과목에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기관이다. 환자 구성 비율, 의료질 평가 등 7개 기준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서류심사, 현지조사, 전문병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이번에 지정된 관절 전문병원은 서울에는 다섯 곳뿐이며, 연세사랑병원은 서울 강남권에서 유일한 곳이다.

연세사랑병원은 또, 최근 첨단 재생 의료 임상시험 수행 의료 기관 지정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첨단 재생 의료 임상시험 수행 의료 기관으로 지정되려면 까다로운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데, 연세사랑병원은 지난해 4월부터 임상 센터를 갖추고 순차적으로 준비해왔다. 고용곤 병원장은 "전문병원으로서 특정 질환에 집중하고, 진료 및 연구를 끊임 없이 시행하기 위해선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첨단 재생 의료 기관 지정을 목표로 환경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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