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효과 미리 구별해… 암 치료도 '개인 맞춤' 시대?

국내 연구진이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 중 하나인 '데시타빈'의 작용 기전을 규명해 항암제 효과가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를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발굴에 성공했다. 이로써 환자들의 경제적 지출과 시간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암센터 홍준식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항암 화학치료에서 작용하는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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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데시타빈 항암제의 작용 기전을 규명해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사진=카이스트 제공

데시타빈과 같은 'DNA 탈메틸화제'는 DNA 복제과정에 참여하고 DNA상에 존재하는 메틸기(-CH₃)를 제거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특히 암세포에는 일반 세포보다 많은 양의 DNA가 메틸화돼 있으며, 이는 DNA에서 RNA를 생성하는 전사 과정을 억제한다. 세포에 탈메틸화제 처리를 하면 DNA상에 메틸기가 제거돼 세포 내에 수많은 종류의 RNA들이 생성된다.

이렇게 데시타빈에 의해 조절되는 RNA 중에는 이중나선 RNA(double-stranded RNA, 이하 dsRNA)가 있다. 원래 dsRNA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많이 생산되며, 인간 세포는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dsRNA를 외부 물질로 인지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이러한 데시타빈에 의한 dsRNA 발현 증가. 세포 사멸 조졀과 관련된 유전자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dsRNA와 직접 결합해 dsRNA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스타우펜1'이 데시타빈에 의한 세포 반응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 스타우펜1의 발현이 억제된 세포에서는 dsRNA가 빠르게 제거돼 하위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암세포의 사멸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데시타빈 뿐만 아니라 '아자시티딘' 등 DNA 탈메틸화제를 투여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46명의 골수추출액에서 스타우펜1 유전자의 발현양상을 분석했고, 그 결과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서는 Staufen1의 발현이 유의미하게 감소해 있었다. 또 스타우펜1 발현이 낮은 환자는 생존율이 낮아 환자의 예후도 좋지 않음을 확인했다.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데시타빈 항암제의 작용기전 규명을 넘어 실제 데시타빈을 투여받은 환자의 검체에서도 그 효과를 검증했다"며 "DNA 탈메틸화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었던 이번 연구는 추후 효과적인 맞춤형 암 치료전략을 마련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과 KAIST 미래형 시스템 헬스케어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