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발달장애 환자들은 ‘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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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발달장애 환자에 대한 치료·관리가 제한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커져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발달장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 또한 심해지고 있다. 환자는 환자대로 제때 상담·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고 있으며, 보호자 역시 전문기관이나 인력 없이 24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안, 우울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많은 의료 서비스가 제한된 현 시점에서 이들을 위한 뚜렷한 해결책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때 치료 못 받는 발달장애 환자들,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
발달장애 환자와 보호자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후부터 치료와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자 특성상 정도에 따라 일상생활 속 사소한 부분까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시설 임시 폐쇄와 격리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고립되는 실정이다. 발달장애 환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교육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환자들의 의료 기관 방문이 제한되면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어린 환자들의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기에 적합한 약물·상담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증상 호전이 어려운 것은 물론, 골든타임을 놓쳐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청소년 또는 성인인 경우 사회생활을 위해 규칙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제한되는 상황이다. 증상이 악화돼 의료 시설을 찾았으나 보호자 없이 생활이 불가능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으며, 정상적으로 관리와 생활이 가능했던 환자가 오랜 시간 집에 머물면서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성인기에 접어든 발달장애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오랜 기간 기본적인 행동·감동조절을 못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호자,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어려움 호소… 극단적 선택도
시간이 갈수록 보호자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한 극에 달하고 있다. 발달장애의 경우 일반적인 질환과 달리 약물, 수술 등의 치료와 치료 후 확실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치료 시설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치료시설을 못 가는 경우 보호자 1명이 24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는데, 증상이 악화된 환자가 행동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호자들이 다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많은 발달장애 환자 보호자들이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배승민 교수는 “시간이 갈수록 보호자들도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환자·보호자 모두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환자 가족들이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치료 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부모가 직접 자녀를 돌보다보니,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져 생활비와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치료시설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제한된 환자 치료와 이로 인한 증상 악화, 직접 환자를 돌보는 것에 대한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혼자라고 느끼는 환자·보호자… “사회적 관심과 실질적 지원 절실”
현재로써는 이들이 기대할 만한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 것은 발달장애 환자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발달장애인 의료지원을 위해 8개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나, 초기 단계인 만큼 모든 환자들이 의료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해 이 역시 원활한 치료가 제한된 상황이다. 배승민 교수는 “자가 격리자와 가족들을 위해 상담센터를 운영한 것처럼 발달장애 환자, 보호자를 위한 화상·온라인 상담 등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도 요구된다. 발달장애 환자의 경우 시선을 의식해 질환을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들은 누구도 본인들의 고충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고립감, 우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배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와 발달장애 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짐으로써,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지원 또한 좀 더 구체화되고, 실제 장기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