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에서 일하던 외국인 직원에게 30여차례 여성 속옷을 입은 채로 찾아가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한 30대 남성 박모(37)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박씨는 여성 속옷과 짧은 치마 등을 입고 특정 부위를 노출한 채 계산을 하고 편의점을 빠져나왔다. 그는 작년 12월부터 3월까지 이런 범행을 반복해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분석에 따르면 박씨는 성도착증을 앓고 있을 확률이 크다. 성도착증 환자는 자신의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깜짝 놀라는 이성의 반응을 보며 성적 쾌감을 느낀다.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박종석 원장은 “박씨는 성도착증 중에서도 노출증, 복장도착증, 페티시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며 “상대에게 정신적 피해를 줌으로써 쾌락을 느끼는 가학성도 관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도착증의 변태적 쾌감에 중독된 사람은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수치심을 느끼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성도착증 환자는 자신의 행위가 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음에도 성적 본능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해 비정상적 행동을 저지른다. 성도착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박씨처럼 성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노출증은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타인이 성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성도착증은 어렸을 때 생긴 콤플렉스가 해결되지 않아 발생한다는 설이 우세하다. 특히 노출증은 유아기에 무의식적으로 아버지를 두려워했던 기억을 잘 극복하지 못해 생긴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 때문에 자신보다 훨씬 약하다고 생각되는 여성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 밖에 호르몬 장애, 염색체 장애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성도착증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삶을 망치는 질병이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치료는 성욕, 충동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편이다. 박종석 원장은 “성도착증으로 인한 범죄는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있는데, 범죄의 재발을 불러일으킨다”며 “강력한 처벌이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