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눈앞에 있지만 시간이 필요해"
지난 2020년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로 인해 경제, 사회, 문화 전반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열심히 준비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려던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연기를 거듭하다 어쩌면 무산되는 위기에까지 이르렀다. 국내 스포츠의 경우, 매우 조심스러운 방역을 거쳐 일부 관중 또는 무관중의 스포츠 경기를 솔선수범해 시행하며 전 세계의 부러움과 귀감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개인 간 거리를 두고 심지어는 셧다운 등의 봉쇄가 필요한 시기에는 일단 멈춰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그런 후 새로운 미래를 결정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의학은 ‘의학의 꽃’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외상과 질환으로 이어지는 근골격계 발전사에서 최고의 지식과 기술, 많은 경험 등 ‘마지막 고수의 단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환자와 선수를 잘 낫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일상생활에 복귀시키고, 복귀하고도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순발력이나 지구력 등이 다치기 전의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최대의 역량을 기울인다. 다시 말해 최고의 수준으로 복귀시키려는 거다. 따라서 스포츠의학이 발전된 나라는 최고의 의료 기술을 가진 나라로 평가받게 된다.
스포츠의학의 발전은 올림픽 경기나 월드컵 또는 국제 경기에서도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며 산업적인 효과도 엄청나다.
하지만 최근의 기존 의학체계에서는 수술 기술의 발전이나 지식의 창조가 많은 한계에 도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산업계는 혁명적인 4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루는 큰 변곡점에서 전기 자동차, 인공지능, 자율주행, 세포 치료 등 새로운 영역들이 개척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맞았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존 의학체계도 좀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4차 산업의 영역인 빅 데이터, 세포치료, 3 D 프린터를 통한 인공장기들의 혁신적 방법을 스포츠의학과 융합시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게 해야 한다.
현재 한국 최고의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포진해있는 의료계를 고려해본다면 미래의 의료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고, 의료인력이나 연관산업의 수출에서 제일 매력적인 스포츠의학에 투자와 혁신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선 코로나로 멈춰진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2021년을 혁신을 시작하는 원년(元年)으로 만드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의 상황은 녹록하지만은 않다. 서구 스포츠의학 선진국에 비하면 스포츠의학과라는 정규교육제도도 없고,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어려운 스포츠의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몇 년 전부터 대한스포츠의학회에서 시작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작업들이 서서히 스포츠의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고 있다. 실력있는 스포츠의학 의사를 만드는 ‘스포츠의학 인증 전문의 시스템’을 통한 팀주치의 양성 시스템이 일례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이 현재 반도체, 전기 배터리 등의 하드웨어는 물론 BTS의 음악,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등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강국이 된 것처럼 한국의 스포츠의학 의사들이 세계에서 명성을 날리며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이 한국으로 와 수술을 받는 ‘스포츠의학 강국’의 날을 꿈꿔본다. 젊은 의사 선생님들의 열정과 더불어 2021년, 생각의 전환과 혁신이 시작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