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365]'장내미생물'이 혈당 변화 결정한다

입력 2021.03.22 09:00

똑같은 감자를 먹어도 누구는 혈당이 올라 고생이고, 누구는 평화롭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1. 장내미생물에 따라 혈당 반응 달라집니다.
2. 혈당 꾸준히 측정해 음식에 대한 혈당 패턴 파악하세요!

음식별 개개인 혈당 반응 예측하는 연구 활발해
기초 생체의학 분야 선두에 있는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 중개과학연구소 소장인 에릭 토폴이라는 심장내과 전문의가 최근 책을 냈는데요. 그의 저서 ‘딥 메디슨’에서는 혈당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심도 깊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먼저 ‘영양유전체학’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고유 DNA가 특정 식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밝히는 학문입니다. 최근 영양유전체학이 확장되면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음식별 개개인의 혈당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합니다. 에릭 토폴은 이런 최신 연구들을 종합해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혈당이 오를 수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인지 아닌지, 흔히 GI(혈당지수) 같은 일률적인 기준을 갖고 판단하는데, 같은 GI를 가진 음식이라도 누가 먹는지에 따라 혈당 변화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장내미생물 따라 혈당 반응 달라져
똑같은 음식을 먹는데 왜 사람마다 다른 반응을 보일까요? 이는 환자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장내미생물 때문이라는 게 의학계 최신 지견입니다. 파라박테로이데스 디스타소니스 같은 미생물은 높은 혈당 반응과 관련돼 있고, 박테로이데스 도레이 등은 반대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 환자의 소화기관에 어떤 미생물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혈당 변화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겁니다.

식후 혈당 꾸준히 측정해 패턴 파악해야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당뇨 환자들은 모두 미생물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장내미생물은 먹은 음식이나 배변 활동 등 여러 생활습관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 있습니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미생물 검사 대신 필요한 게 바로 ‘자가 혈당 측정’입니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가정에서 혈당을 측정하는 큰 목표는 자신이 어떤 음식을 먹을 때 혈당이 많이 오르고, 떨어지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혈당을 꾸준히 측정해야 각각의 음식에 반응하는 자신의 혈당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삶은 감자를 먹은 뒤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 살면서 삶은 감자를 덜 먹으면 됩니다. 짜장면을 먹어도 혈당이 크게 오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과식하지 않을 정도로 즐기면 됩니다.

별개로 학계에서는 섭취용 전자 캡슐로 장내미생물 변화를 추적 관찰하거나, 박테리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장내미생물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당뇨병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당뇨 영양 치료가 실현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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