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제약바이오업계… ‘수장’들 거취에 쏠리는 이목

셀트리온·유한양행은 교체, 종근당·녹십자홀딩스는 연임에 무게

이미지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셀트리온 제공

이번 달 열리는 각 기업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들의 거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셀트리온,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대 최고 실적 속에 일찌감치 교체를 결정했으며, 종근당, 녹십자홀딩스, 대웅제약 등은 기존 대표이사들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구관이 명관? 종근당·녹십자홀딩스·대웅, 연임 가능성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3월 중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임기 만료 또는 만료를 앞둔 대표들의 연임·교체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임기를 채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들은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 종근당 김영주 사장, 녹십자홀딩스 허일섭 회장·허용준 사장, 대웅제약 전승호·윤재춘 사장 등이다. 이 중 정관상 연임 제한 횟수(1회)를 채운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을 제외한 대부분이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김영주 사장의 두 번째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5년 취임 후 2018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김 사장은 지난 임기 동안 ‘1조 클럽’ 가입을 비롯해 높은 성장을 유지하는 등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비대면 영업활동 확대와 만성질환 약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해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허일섭 회장·허용준 사장 공동대표 체제인 녹십자홀딩스 또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허일섭 회장과 허용준 사장은 각각 고(故) 허영섭 전 GC녹십자 회장의 동생과 아들로, 재선임 여부에 따라 삼촌·조카 관계인 허일섭 회장과 허용준 사장 경영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 허용준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형인 GC녹십자 허은철 대표와 함께 형제경영 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 회장과 허 사장의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27일까지며, 25일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지만, 여전히 전승호·윤재춘 두 대표 재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표면적인 실적은 부진했으나, 메디톡스와의 보톡스 분쟁, 라니티딘 성분 알비스 판매중단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1조 매출을 수성하며 비교적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악화로 인해 윤재승 전 회장이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대웅제약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특성상 신약 개발 등 주요 사업들이 수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비교적 견실한 실적을 유지한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영 리스크 속에서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존 대표들이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유한양행·삼바, ‘화려한 피날레’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수장을 교체하거나 교체로 윤곽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세 회사 모두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기존 대표들과 ‘아름다운 이별’을 맞았다.

수차례 은퇴의사를 밝혀온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은 공언한 바와 같이 지난해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서 명예회장은 잘 알려진 것과 같이 2002년 회사 설립 후 셀트리온을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키워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1조8491억원으로, 창립 18년 만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위에 올랐다.

앞서 서 명예회장은 “은퇴 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아들(서진석 부사장)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실제 셀트리온은 현재 셀트리온그룹 기우성 부회장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김형기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부사장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오는 20일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2015년 대표이사 취임 후 한 차례 연임(2018년)에 성공한 이 사장은 임기 내내 신약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R&D,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를 이어왔다. 이는 2005년 ‘레바넥스’에 이은 유한양행의 2호 신약 ‘렉라자’ 허가와 수백억,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 마일스톤 수령 등의 성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의 주총은 오는 19일로, 이 자리에서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는 조욱제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창립 때부터 회사를 이끈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전 사장도 ‘창사 첫 매출 1조’, ‘CMO(위탁생산) 규모 세계 1위’ 등 화려한 성적표를 남긴 채 지난해 12월 초 존림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존림 신임 대표는 지속적인 공장 증설 등을 통해 CMO 1위 자리를 지키는 한편, CDO(위탁개발)·CRO(위탁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사업 전 부문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