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시니어 48화]
"함박눈 내리듯 돈이 내렸네" 지난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국내 토스트 업계를 평정한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가 과거를 회상하며 전한 말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하루 최대 1500개의 토스트를 팔았다고 한다. 그렇게 7년간 악착같이 일을 하던 김 대표가 갑자기 장사를 접었다. 건강 악화가 이유였다.
7년 동안 오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루 16시간 일하다 보니 과로로 ‘구안와사’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련하게 일만 해온 자신의 모습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일에 파묻혀 사는 시니어 직장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구안와사는 한의학에서 안면신경마비를 부르는 질환이다. 입과 눈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얼굴의 변형과 함께 주변 근육이 마비돼 감각 이상을 동반한다. 안면신경마비의 주된 이유는 면역력 저하와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다.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들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구안와사 환자 가운데 50세 이상 시니어들은 14만1613명으로 전체 환자의 69%에 달했다.
안면신경마비는 자고 일어나면 갑자기 얼굴이 돌아가며 생기는 질환이므로 전조증상에 민감하게 반응해 신속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평소보다 얼굴 감각이 무뎌지거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간지러움, 저릿저릿한 통증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이 가운데 하나라도 증상이 느껴진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안면신경마비는 초기 집중 치료가 중요하다. 보통 발병 후 2주가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안면마비의 후유증을 겪을 수도 있다. 앞서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으로 어색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고 고백한 김 대표의 사례가 이를 대변한다.
한방에서는 한약과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 침, 약침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로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한다. 자생한방병원의 안면신경마비 클리닉에서는 한약 처방이 주된 치료법이다. 급성기에는 안면 신경과 근육 기능의 회복을 돕는 한약이 사용된다. 이후에는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후유증과 재발을 막는 한약이 처방된다. 이어 비뚤어진 안면 근육을 바로잡는 추나요법으로 안면신경과 근육을 올바르게 맞춰준다. 이후 침치료로 손상된 신경과 근육에 자극을 전달하고 안면신경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아울러 한약 성분이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된 약침을 경혈에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 치료 효과를 높인다.
무엇보다 안면신경마비의 예방과 함께 치료 이후의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피로가 쉽게 쌓이는 현대인은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또한 치료 이후 얼굴 근육을 활성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온찜질로 안면 근육을 풀어주고 크게 눈 깜빡이기, 입 앞으로 내밀기,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등이 효과적이다.
얼굴이 비뚤어지는 안면신경마비는 외관상 바로 드러나는 특징 때문에 대인 관계에서 자신감이 하락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간혹 몇몇 시니어들이 민간요법을 행하다 화상이나 피부에 흉터를 달고 찾아오기도 한다.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지 말고 얼굴이 돌아갔다면 가까운 전문의에게 찾아가자. ‘제 얼굴은 제가 못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