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궁금증 충분히 풀어주고, 즉각 협진… 대장암 치료 성공률 높인다"

입력 2021.03.03 09:15

[헬스 특진실]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영상 판독부터 수술까지 全 과정 유기적 협진
환자와 소통, 신속·정확한 정보로 불안감 줄여

황대용 병원장, 온라인 카페 운영하며 상담도
"수술·항암이 끝 아냐… 식단·운동 꼭 실천해야"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의료진은 협진이 필요하면 언제든 협진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유춘근, 백진희, 황대용 교수(건국대병원 병원장)./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대장암은 재발·전이가 많은 암에 속한다. 약 34%가 재발한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재발·전이가 잘 되는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반대다. 대장암을 처음 발견했을 때 치료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환자가 오래 살다 보니 재발이나 전이의 기회가 많은 것이다. 건국대병원 황대용 병원장(대장암센터장)은 "대장암은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병"이라고 말한다. 암을 발견했을 때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시간·장소 가리지 않고 필요할 땐 언제든 협진

대장암은 기본적으로 수술로 치료한다. 암이 생긴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된 대장암 4기 환자는 수술이 까다로운 편이다. 이때 중요한 게 다학제 진료다. 대장암 전이는 주로 간이나 폐에 생기는데, 영상 검사 결과 판독부터 수술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치료 성과가 좋아진다. 건국대병원은 대장암 협진이 아주 잘 이뤄지고 있는 병원 중 하나다. 황대용 병원장은 "협진이 필요한 순간이면 전화를 통해서라도 언제든 협진한다"며 "진료 중 전이를 판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 즉시 관련 의료진에 문의해 환자에게 빠르게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가 유기적이고 즉각적인 협진을 중요시하는 건 환자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다. 암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몇 군데에 전이됐는지 정확히 알지 못 한 채 집으로 돌아가면 환자는 불안해한다. 환자가 자신의 병 상태를 정확히 알고, 치료법을 인지하고 있으면 의사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그러면 병의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자에게 관심 가져야… '직접 소통' 중요

일부 직장암 환자는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전 관해에 이를 수 있다. 직장암 환자 방사선치료 전(왼쪽)과 후 사진./건국대병원 제공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외래는 1주일 내내 열려 있다. 진료 시간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모든 의료진이 '필요하면 한 시간이고 진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황대용 병원장은 온라인상에서도 환자를 만난다.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가 있다. 자신에게 진료 받는 환자를 위해 질병 정보를 제공하고, 생활 속에서 생기는 궁금증 등을 상담해준다. 황 병원장은 "환자에게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면 진단·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진료한 환자들 중에는 "내 검사 결과 사진을 처음 본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이전 병원에서 간과 폐에 전이됐다고 했는데 빨리 수술해주지 않더라"며 지난해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를 찾은 한 환자가 있다. 이 환자의 경우, 간전이만 있을 뿐 폐전이는 아니었다. 황대용 병원장은 "이전 병원의 의료진이 애매한 병변을 두고 방어적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며 "이럴 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다른 의료진들과 협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환자를 위한 최선을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간으로 전이된 암 수술과 항암치료를 완료해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현재 필요한 치료에만 집중하고, 생활습관 관리를

대장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요즘은 환자들도 질병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의사가 앞으로 어떤 치료를 시행할 지 장기적인 계획을 짜고, 환자에게 알려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황 병원장은 "의사는 복잡한 치료를 단순화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환자는 당장 필요한 한 가지 치료에만 집중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치료를 적기에 시행하고, 다음 계획은 치료 결과에 따라 다르게 세워도 충분하는 소리다. 수술, 항암 등 치료를 다 끝냈다면 재발을 막기 위해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은 '골고루 먹기'와 '운동하기' 두 가지다. 실천하는 게 쉽지 않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 암환자는 소위 '공기 좋은 곳'에서 휴식하는 삶을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하든 휴식하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면서 위 두 가지를 실천하면 가장 좋다.


황대용 건국대병원장
"치료법 꾸준히 진화 非수술적 방법만으로 대장암 없애는 날 올 것"


대장암 치료법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장암에 걸리면 항문을 완전히 없애 치료했다. 직장암은 대부분 선암(腺癌)이다. 그래서 방사선이 잘 안 들어 수술이 필수였다. 직장은 골반 안쪽에 위치해 결장암처럼 암 주변 부위를 넓게 떼낼 수도 없어서, 수술이 까다롭다. 크기가 큰 암은 수술 전 암 크기를 줄이려고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환자는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암이 없어진다는 걸 발견했다. 전체 직장암 환자의 70%가 방사선치료에 반응을 보이고, 그 중 10~15%가 ‘완전 관해’ 상태가 된다. 완전 관해의 기준이 정립되지는 않았는데, 촉진(觸診)을 비롯한 경험 많은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직장암 수술을 하면 직장 주변의 자율신경계가 손상을 입어 대변이 잘 조절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만으로 직장암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직장암 수술로 인해 생기는 이런 기능적인 문제도 해소되고 있다. 다만 이 치료법은 직장의 중·하부에 암이 생겼을 때만 시도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환자에게 수술 후 항암을 시행하지 않는 게 예후에 더 좋다는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미국임상종양학회). 이는 기존 통념과 반대되는 얘기다. 이처럼 대장암 치료에 관한 연구가 끊임 없이 이뤄지고 있다. 대장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적어서, 그만큼 적합한 약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건국대병원 황대용 병원장은 “치료법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며 “종국에는 비수술적인 방법만으로도 대장암을 없앨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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