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가 음주·흡연 큰폭으로 줄였다

입력 2021.02.19 17:48

1만4000명 '건강' 설문… "진료 대신 약" 크게 늘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음주와 흡연이 감소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회미래연구원이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1년 한국인의 건강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2020년 11~12월, 15세 이상 전국 남녀 약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행복조사' 설문 조사 내 코로나 관련 문항에 대한 응답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인의 흡연, 음주 등 건강행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건강 가장 중요해진 코로나 시대, 79.9%는 "건강 변화 못 느꼈다"
코로나 팬데믹을 1년 동안 겪으면서 건강에 변화를 느낀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국회미래연구원 조사결과, 코로나 이후 건강상태가 변화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79.9%는 '건강상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다. 건강이 개선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16.6%였고,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답한 사람은 3.8%였다.

다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코로나를 겪는 1년 동안 건강이 개선됐다는 비율은 줄어들고, 악화됐다는 비율이 증가했다. 10대에서 '건강이 개선됐다'(매우 개선됐다 포함)고 응답한 비율은 18.2%, '건강이 악화됐다'(매우 악화됐다 포함)는 비율은 1.7%였다. 반면, 80대 이상에서는 건강개선을 체감한 비율이 9.6%에 불과했고, 건강이 악화됐다는 비율이 9.0%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고위험군 '흡연자', 흡연량 줄었을까?
방역당국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추가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이상으로 발병할 확률이 14배 높고, 얼굴과 호흡기 계통에 손이 자주 접촉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이 체내 조직 손상과 염증반응을 일으켜 면역력 저하와 인체 활력 저하를 일으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 1년간 흡연량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19.0%였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흡연량 변화 여부를 문항에 대해, '변화없다'는 응답이 74.1%로 가장 높았다. 6.9%는 오히려 흡연량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평균 흡연량 변화에서 흡연이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일주일 평균 11.7개비, 흡연이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일주일 평균 6.3개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흡연량 증감은 성별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여성 흡연자는 24.2%가 흡연량이 줄었다고 응답했지만, 남성흡연자는 18.6%만이 흡연량이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또한 흡연량이 증가했다고 밝힌 남성은 7.2%였으나, 여성은 절반 수준인 3.1%만이 흡연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효과 있었나… 13%는 코로나19 이후 음주 줄어
집합 인원 제한,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술자리 자체가 크게 줄어든 영향일까? 코로나19 이후 음주 빈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3.0%였다. 음주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1.5%에 그쳤다. 코로나와 상관없이 술을 마시지 않는 응답자는 42.8%, 코로나19 전후 변화없다는 응답이 42.7%로 조사됐다. 음주 빈도 평균 변화에서 음주 빈도가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일주일에 평균 2.4회, 음주 빈도가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일주일 평균 1.6회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성별로 보면, 음주빈도가 줄었다고 응답한 남성이 18.7%, 여성이 7.3%로 남자가 여자보다 약 2.5배 이상 음주 빈도가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22.0%가 음주 빈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했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음주 빈도의 감소 응답 비율은 줄어들었다.

◇코로나19 걱정한 국민 병원 덜 갔다
코로나19는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 방문을 자제시켰다. 지난 1년간 국민이 코로나 이외의 의료적 검사나 치료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묻는 국민은 13.5%였는데, 이 중 필요한 진료를 늦게 받은 사람이 24.4%, 검사 또는 치료를 포기한 사람이 7.6%였다. 인구 전체로 보면 인구 전체의 5% 미만의 사람들이 적절하게 의료시설에 가지 못했다.

진료나 치료 대체방법으로는 일반 의약품을 구매 및 복용한 경우가 48.2%로 가장 많았다. 대체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사람도 26.2%에 달했고, 민간요법을 시행했다는 사람도 6.0%였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적자폭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5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 건강보험 총수입은 전년 대비 5조4000억원(7.9%), 지출은 2조9000억원(4.1%) 증가했다. 2020년 건강보험 당기수지 적자는 3531억 원으로 전년 당기수지 적자 2조8243억 원보다 2조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눈 여겨봐야 할 수준의 변화… 구체적 지원책 활용 기대
국회미래연구원은 지난 1년간 발생한 흡연, 음주, 의료이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만 코로나19 시대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바꾼 건강행태는 굉장히 유의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 허종호 삶의질그룹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전 시대의 흐름과 비교해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지난 1년간의 흡연, 음주, 의료이용 변화는 굉장한 변화"라고 말했다. 허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기준 남성 흡연량은 매년 10.0% 내외에서 감소하거나 변화하지 않았고, 여성은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는 정도였다. 설문대상의 19.0%가 흡연량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는 것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변화다.

허종호 부연구위원은 "지난 1년간의 건강변화는 코로나19가 우리 국민의 건강생활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줬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심층분석을 통해 코로나로 인해 흡연, 음주 빈도가 늘어나고, 우울증을 더 많이 겪은 사람들이 어디에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구체적인 지원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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