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은 '세계 암의 날'
폐암, 뇌전이 가장 많아… 극심한 통증 호소
뇌전이에 효과 높은 '타그리소' 2차만 급여
1차 치료제로 사용하려면 月 비용 600만원
"효과적인 약 시도도 못 해보고 증상 악화돼
뇌전이 폐암 환자만이라도 급여 확대를"
암 사망 원인 1위 폐암, 뇌전이 동반 빈번
2019년 우리나라 암 사망자는 총 8만1203명으로 전체 사망자 10명 중 약 3명(27.5%)이 암으로 사망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 '폐암'으로 전체 암 사망자의 22.9%(1만8574명)를 차지했다. 2위 간암(1만586명, 13.0%), 3위 대장암(11.0%), 4위 위암(9.4%)등과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다.
폐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많고 완치율이 낮아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 폐암 환자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환자의 55~80%가 처음 진단 당시 이미 국소적으로 진행됐거나 전이가 일어난 상태이다.
폐암에서 가장 빈번한 전이가 바로 '뇌전이'인데, 우리나라에서 흔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폐암 환자 5명 중 1명은 진단 시 뇌전이가 발견된다. 폐암 치료 도중 뇌전이가 발생하는 비율도 44%에 이른다.
암이 뇌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환자들은 심각한 고통을 호소한다. 두통, 구토, 인지 및 언어 장애, 급격한 신체 기능 하락 등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데다, 뇌압 상승으로 정상적 항암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널리 사용되는 방사선 치료는 뇌 괴사, 위축 등 위험이 있고, 일부 항암제는 구토, 오심 등을 유발해 뇌압을 더욱 상승시킨다. 감마 나이프, 수술적 절제 등 치료를 거친다 해도 기대 여명은 8개월 미만으로 짧다.
생존 효과 입증했지만, 1차 치료 급여는 아직…
사람의 뇌에는 혈액-뇌장벽이라는 특수한 구조가 존재한다. 기존 치료제가 뇌전이 폐암에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도 이 장벽을 쉽게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6년 출시된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기존 표적항암제 대비 9배 낮은 농도에서 EGFR 변이에 작용할 뿐 아니라, 높은 혈액-뇌장벽 투과율로 뇌전이 폐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철 교수는 "뇌전이 폐암은 예후가 특히 좋지 않아 초기부터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급여로 사용할 수 있는 기존 1차 치료제들은 뇌전이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뇌전이 폐암에 효과가 있는 항암제는 타그리소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타그리소는 2차 치료제로만 급여사용이 가능하다보니 환자는 효과적인 약을 사용해보기도 전에 증상이 악화돼 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철 교수는 "타그리소는 뇌전이 폐암 환자에게 분명한 효과가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최소한 뇌전이 폐암 환자만이라도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급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임상 결과, 타그리소 치료 환자에서 중추신경계 반응률이 20% 이상 향상됐고, 뇌전이 환자의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은 표준치료군 대비 52% 감소되었다. 새로운 뇌전이 발생으로 질환이 진행되는 비율도 표준치료군 보다 낮았다(12% vs. 30%). 'Grade3'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 발현율 역시 타그리소군(42%)이 표준치료군(47%)보다 낮았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타그리소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타그리소는 1차 치료 시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 달 약 600만원의 치료비를 환자가 감당해야 한다. 2차 치료의 경우에도 T790M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보험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타그리소', 영국선 지난해 '급여' 결정
고가의 암 치료비 때문에 암 환자들은 '암'보다 '암 치료비'가 더 무섭다 말한다. 지난 10월 한국혈액암협회 조사 결과에서도, 암 환자 가정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경제적 고통'이었다. 응답자의 86.5%는 비급여 항암 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위 국감에 출석한 폐암 환자 보호자가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화를 간절히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타그리소는 현재 대규모 3상 임상을 통해 기존 표적항암제 대비 임상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 기간 연장을 입증, 3년 이상 전체 생존기간을 보인 유일한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 일 뿐 아니라, 뇌전이 폐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3세대 표적 항암제다. 암치료국제표준지침(NCCN)에서 가장 우선(preferred) 권고하는 치료제로, 대만·호주에 이어 지난해 영국에서도 타그리소 급여화를 결정했다.
폐암은 뒤늦은 진단, 잦은 재발, 뇌전이 동반 등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환자 삶의 질이 불량하다. 대규모 임상 통해 폐암 1차, 2차 치료의 최적 옵션으로 입증된, '타그리소'의 환자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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