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환자, 골절만 피하면 된다? 치료 미루지 말아야"

입력 2021.02.01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인터뷰
'골다공증 명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나이가 들면 골다공증이 생겨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질환이다. 응급환자로 봐야 할 만큼 위험한 골다공증 초고위험군도 따로 있다. 성장기도 아닌 나이에 뼈가 튼튼해질까, 하는 생각으로 치료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골다공증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골다공증 명의 이유미 교수를 만나 골다공증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도 골절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은 질환'이지만 사실 '뼈에 구멍이 많아지면서 취약해진 뼈대들이 무너져 골절로 이어지는 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흰머리나 주름살처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골다공증은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혈압이 140/90mmHg이 넘으면 중풍이나 심혈관질환 발병 확률이 높은 고혈압 환자로 분류한다. 혈당이 150mg/dL을 넘으면 당뇨환자로 보고 당뇨병성 합병증이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치료를 한다. 골다공증도 마찬가지다. 골다공증의 위험도를 의미하는 T-값이 -2.5 이하면 굉장히 뼈가 부러지기 쉬운 골다공증 환자고, -3.0 이하는 치료가 긴급한 초고위험군이다. T-값이 내려갈 때마다 골절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 번 골절이 일어난 사람에게 재골절 확률이 높다는 인식 수준도 낮은 편인데, 골절에 중점을 두고 치료해야 하는 병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얼마나 위험한가.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골다공증의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척추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척추 압박골절로 인해 굽어진 골다공증 환자의 척추는 다시 펴지지 않는다. 한 번의 척추 압박골절만으로도 뼈 1개당 5mm 정도가 줄어드는데 여러 개의 척추뼈가 골절되면 허리가 90도까지 굽고, 키가 줄어 상체가 짧아지면서 소화불량, 폐 기능 저하가 생긴다.

-고령환자의 골절 원인은 부주의에 의한 사고라고 생각하는데 맞나.
골절이 사고라고 생각하는 고령자가 많은데, 사실 원인은 골다공증이다. 고령층의 사망 원인은 폐렴이 많은데 실상을 보면 그전에 골절이 발생한 경우가 많다. 대퇴골 골절 등으로 와병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신체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음식을 씹고 삼키는 일이 어려워지는데, 이는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대퇴부와 척추골절이 가장 위험한가.
대퇴부 골절 사망률이 가장 높다. 대한골대사학회 발표에 의하면 대퇴골절 1년 내 사망률은 15.6%, 척추골절 1년 내 사망률은 5.4%이다. 키가 많이 줄어든 고령의 경우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사망확률이 높다는 신호로 보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골절과 달리 손목이나 발목, 갈비뼈가 자주 부러진다면 골다공증일 가능성이 크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골다공증이 발생하나.
출산과 임신, 모유 수유 등의 과정에서 척추골절을 겪는 여성들이 있다. 임신수유성 골다공증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희귀한 현상이다. 모유 수유 후 손실된 칼슘이 정상적인 수치로 돌아와야 하는데, 역치값 이하로 빠르게 떨어지는 사람은 골다공증 골절 확률이 높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 이 환자들은 너무 힘들고 아파서 아이를 제대로 안을 수도 없다. 그래서 모유 수유는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자신의 뼈 건강 상태를 살펴 모유 수유의 적정 기간을 정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월경이 규칙적이지 않으면 뼈가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40세 이전에 월경이 끝나는 경우는 뼈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에 골다공증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등 뼈의 건강은 유전이 50~70%이기 때문에 부모 중에 뼈가 약한 분이 있었다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뼈는 치료제들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일정량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고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골다공증 초고위험군이 될 수 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경험한 월경 중인 젊은 여성이나 30~40대 남성이라면 다른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골수에 병이 있으면 뼈가 약해질 수 있고, 실제 혈액 종양질환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염증성장질환 등 특정질환이 있으면 뼈의 상태가 약해져 골절되기 쉽다.

-골다공증 골절 발생 위험이 특히 더 큰 사람이 있는 건가.
지난해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는 새로 개정한 폐경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지침을 선보이면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지금까지는 T-값 -2.5 이하면 골다공증 치료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만 했지만, 이제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누구인지 정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골절 초고위험군은 ▲최근 12개월 내 골절을 경험한 환자 ▲골다공증 약물치료 중 골절이 발생한 환자 ▲다발성 골절 환자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와 같이 골격계 손상을 유발하는 약물을 장기 복용 중 골절을 경험한 환자 ▲T-score가 -3.0 이하인 환자 ▲낙상 위험에 크거나 과거 낙상으로 인한 부상 병력이 있는 환자 ▲FRAX(Fracture Risk Assessment Tool)에 의해 주요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30% 이상이거나 고관절 골절 발생 위험이 4.5% 이상인 환자다.

골절을 경험했거나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한 환자, T-값이 더 낮은 환자가 더 빨리, 더 많이 뼈가 부러진다. 특별히 골다공증 골절을 조심하고 관리해야 하는 환자군이 있다는 사실을 환자들도 알아야 한다.

-치료를 받는 중에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나.
골절을 낮추는 확률이 낮은 약제를 사용했을 때는 그렇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정 약제로 치료 중에 골절이 발생했다면 치료 실패로 보고 치료제를 바꿔야 한다. 치료 효과가 확인된다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골다공증 치료제를 투약해야 한다.

치료가 필요한 골다공증 환자의 치료순응도는 50% 미만인데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더 늘어 고민이 크다. 골다공증 약제는 주로 주사제라 미국에서는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로 주사를 투약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투약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병원에서 전화를 드리기도 하고 가정간호 시스템을 통해 간호사가 방문해 주사를 놓기도 한다. 제약사에서 운영하는 콜센터에서도 환자들에게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투약 일정을 안내하고 있으니 골다공증 환자라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당부드린다.

이유미 교수가 골다공증 초고위험군 환자의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골다공증 고위험군과 초고위험군의 치료방법이 다른가.
그렇다. 골다공증 치료는 새로운 뼈대를 만들고 이것을 굵게 만드는 것을 최고의 치료로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것이 ‘순차치료’라는 개념이다. 즉, 뼈를 만들고(골형성촉진제) 유지하는 것(골흡수억제제)이 최적의 골다공증 치료순서가 된다.

골다공증 초고위험군의 경우, 치료가 매우 긴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써서 새로운 뼈대를 만들고, 골흡수억제제로 그것을 유지하는 최적의 순서대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초고위험군의 치료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급여가 가능한 약제부터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적의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급여가 되는 골다공증 1차 치료제 대부분은 골흡수억제제인데, 골흡수억제제는 약물이 뼈에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이후 골형성촉진제를 썼을 때 효과가 낮아진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보면 비급여로라도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쓰고 나중에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한 환자의 뼈가 반대인 환자보다 훨씬 잘 생성된다.

초고위험군의 골밀도가 개선된 이후도 문제다. 골형성촉진제를 사용해 골밀도가 개선되면 해당 치료제의 사용이 비급여로 전환되기 때문에 비용에 부담을 느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한다. 그렇게 되면 뼈가 만들어지다가 다시 부서지는 악순환이 생겨 예후가 좋지 않다.

-골절 초고위험군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을까.
골절 발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첫 골절 발생 후 6개월에서 1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골다공증 초고위험군이 되지 않고, 고위험군으로 남을 수 있다.

-평소에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뭘 할 수 있나.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보다 밥, 김치, 찌개 정도로만 간단히 식사하는 고령 환자가 많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꼭 필요하다. 시중에 유행하는 영양제보다는 고기 두 덩어리, 두부 반 모, 생선 반 조각 등 탄수화물과 지방을 줄이고 단백질 위주로 짠 식단을 권하고 싶다. 유제품을 소화하기 어렵다면 달지 않은 요거트로 대체 가능하고, 거기에 견과류를 약간 넣는 것도 좋다. 만약 음식물 섭취가 힘들다면 단백질 음료로 대체할 수 있다.

운동도 중요하다. 단, 고령환자의 경우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새벽보다는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를 추천한다. 아침식사 든든하게 먹고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합성하면서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당부 말씀 해달라.
골형성촉진제가 등장한 이후, 나이가 많거나 이미 골다공증이 시작됐더라도 성장기처럼 뼈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골다공증 환자 모두에게 희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약성 골절이 있는 골다공증인 경우 3년 동안 보험급여 혜택을 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골밀도 기준이 T-2.5 이하가 아니더라도 골절이 있으면 3년간 급여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주시길 바란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이유미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내분비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협력 이사, 대한골대사학회 국제교류 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골다공증, 골연화증, 부갑상선질환 등을 전문분야로 진료하고 있다.

특히 골대사학, 골세포연구, 내분비희귀질환 연구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국제 골다공증 학술지, 내분비학회지 등에서 골대사학 및 내분비학 관련 다수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학회에서도 대한내분비학회 정회원, 임상연구위원외 위원, 수련위원회 위원, 간행위원회 전문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진료·연구 뿐 아니라 환자들과 의학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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