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것도 서러운데… 속쓰림·설사도 비만 때문?

입력 2021.01.11 17:12

식도 역류·과민성장증후군에도 영향

배 아파하는 사람
비만인 사람은 소화기 증상도 잘 겪는다./클립아트코리아

살찐 것만으로도 괴로운 시대다. 비만이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유발하고, 살을 빼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큰일 날 수 있다는 식의 충고나 조언에 시달리곤 한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흔히 겪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소화불량·속쓰림 등의 숨은 원인도 바로 비만이라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속쓰리고 배아픈 것도 살찐 게 원인
속쓰림, 설사, 복통, 메스꺼움 같은 소화기 증상의 유병률은 10~30%로 꽤 높은 편이다.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과 비만·과체중 인구가 많아짐에 따라, 의학계에서는 둘 사이의 관련성을 밝히려는 연구가 지속돼 왔다.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에게서 소화기 질환 유병률이 높다.

△위식도 역류질환=독일에서 7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비만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식도 역류질환 발생률이 2.6배로 높았다. 이는 비만 중에서도 복부에 살이 많을 때, 복압이 증가해 식도괄약근의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내장지방이 염증물질인 사이토카인 분비를 증가시켜 식도와 위(胃)의 운동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런 경향은 여성에서 더 뚜렷한데, 비만 여성의 높은 에스트로겐 수치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과민성장증후군=연구마다 다르지만, 과민성장증후군도 비만과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권중구 교수는 논문을 통해 “과민성장증후군과 비만과 관련된 9개의 연구를 분석 한 결과 비만한 사람의 과민성장증후군 유병률이 11.6~24%로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비만과 과민성장증후군 간 연관성에는 섬유소 섭취가 적고 탄수화물은 많이 먹는 식습관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고지방식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도 장내 세균 환경이 안 좋게 변해, 이것이 과민성장증후군을 유발했을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BMI가 높을수록 기능성 소화불량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프랑스의 연구 결과가 있다. 권 교수는 “살이 찌면 위 운동과 이를 조절하는 각종 호르몬이 변화한다”며 “공복 시 위 부피가 큰 편이라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해 많이 먹게 되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살 빼고, 증상 유발 음식 피해야
비만이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는 만큼, 살을 빼면 완화되기도 한다. 또,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되는 동시에 소화불량·설사·복통 같은 소화기 증상을 완화해주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섭취하면 속이 불편해지는 음식을 알아야 한다. 본인이 판단해서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에서 배출되는 시간이 길어서 소화기 건강에 안 좋다. 그 다음으로는 음식을 오래 씹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침 속에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있어서 음식이 잘 소화되도록 돕는다. 음식 먹는 시간을 늘려서 뇌가 포만감을 느끼기에 충분해 결과적으로 먹는 양을 줄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식후에 바로 자는 것은 삼가야 한다. 식사 직후 잠들면 소화기관이 활동을 멈춘다. 기초적인 열량 소모도 안 이뤄져 체중과 소화기 증상 모두에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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