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거꾸로 역류하는 病… 방치하면 콩팥 기능 저하돼"

입력 2021.01.04 07:3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방광요관역류 명의'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방광요관역류', 이름만 들어선 생소한 질환이다. '위식도역류'는 들어봤지만, 콩팥으로 소변이 역류한다는 것은 흔히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소아에게서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다. 소아 100명 중 한 명은 선천적인 구조 문제로 방광요관역류를 겪는다. 특히 소아에게 흔한 요로감염에 걸린 후 흔하게 나타나며, 성인에게도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에게 방광요관역류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관해 들어봤다.

Q. 방광요관역류는 생소하다. 어떤 질환인가.
방광요관역류는 소변이 방광 요관을 타고 거꾸로 올라가는 질환을 말한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이동한다. 이때 요관은 방광벽을 사선으로 통과하는 터널을 만든다. 정상적으로 배뇨를 할 때는 이 터널이 방광 근육에 눌려 닫히면서 역류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 등으로 터널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요관을 통해 소변이 거꾸로 올라가게 된다. 대개 소변을 볼 때만 역류하지만, 증상이 매우 심해 터널이 항상 열려 있으면 평상시에 소변이 역류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Q. 방광요관역류는 얼마나 흔한가. 성인에게도 생길 수 있나.
생각보다 많다. 소아에게서 굉장히 흔하게 발생하는 요로감염에 걸린 아이의 25~50% 정도는 방광요관역류를 겪는다. 특히 1세 미만의 아이들은 거의 50%에 달한다. 요로감염에 걸린 아이 2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것이다. 감염이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는 많지 않지만, 일반 소아 100명 중 1명이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물게 성인에게도 생긴다. 요로감염이 더 잦은 여성은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신우신염으로 진단받은 성인 여성의 2%에서 방광요관역류가 나타났다. 성인은 소아보다 발병률은 낮지만, 이미 비뇨기관이 다 자란 상태여서 자연치유가 어렵다. 방광요관역류가 있는 여성은 임신중독증, 신기능 저하, 요로감염 등 위험이 높아 임신 전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Q.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예방도 가능한가.
방광요관역류는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은 구조적 문제로 요관이 터널을 형성하지 못해 발생한다. 태생적 원인이므로 예방하기는 어렵다. 이차성은 방광 기능 저하 등으로 방광 압력이 높아지거나, 소변이 배출되는 길이 막혀 발생한다. 이는 방광 기능을 회복하면 예방할 수 있다. 일차성과 이차성 모두 수술적 치료로 확실한 근치적 예방이 가능하다. 수술까지 고려할 만큼 심하지 않은 아이들에겐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하기도 한다. 방광요관역류로 진단된 아이들에게 요로감염 재발을 막기 위해 매일 소량의 항생제를 투약하는 것이다. 짧게는 기저귀를 뗄 때까지, 길게는 5세까지 약을 먹는다.

Q. 아이에게 방광요관역류가 있을 때 어떻게 알아채나.
아이들이 열이 나서 병원을 찾으면 요로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주로 2번 이상 열나는 요로감염이 생긴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광요관역류 검사를 권한다. 주로 '배뇨 중 방광요도 조영술'과 '방사선 신주사 검사' 등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배뇨 중 방광요도 조영술은 방광에 조영제를 채우고, 직접 배뇨를 시키며 조영제가 포함된 소변이 콩팥으로 올라가는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다. 신주사 검사는 방사성 의약품을 정맥주사 하며 신장을 검사하는 것이다. 산모는 산전 초음파를 통해 아이의 수신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수신증이 있는 아이 또한 역류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역류 자체로 특별한 증상은 없으므로 잦은 요로감염이 있다면 검사를 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Q.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역류 증상이 심하지 않은 '저등급' 역류라면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료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방광요관역류를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요로감염이나 배뇨·배변 장애가 없고 ▲특별히 재발할 위험이 적으며 ▲신생아 포경수술을 한 남자아이 등은 콩팥 기능 저하 위험이 낮아 특별히 치료하지 않고 경과만 관찰한다. 문제는 '고등급' 역류일 때다. 고등급 역류를 방치하면 콩팥에 상처가 누적돼 콩팥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심하면 콩팥이 쪼그라들고, 투석을 해야할 정도로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말기신부전으로 이어지는 환자는 적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Q. 수술은 꼭 해야 하나. 수술 과정은 어떠한가.
예방적 항생제 치료나 경과 관찰 이후에도 역류가 지속된다면 외과적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방광요관역류의 원인인 구조적 문제를 교정하는 방식이다. 구조적으로 요관이 짧으면 방광 벽으로 요관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해 역류가 발생한다. 수술을 통해 요관 길이를 길게 만들어 주면 역류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을 비롯해 아예 몸에 칼을 대지 않는 내시경 수술도 있다. 내시경 수술은 절개가 필요 없지만, 2~3번 이상 반복해야 하고 수술 성적이 85% 정도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로봇수술 사진
방광요관역류 로봇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송상훈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Q. 로봇으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어떤 장점이 있나.
로봇수술은 개복수술보다 상처가 적게 남아 통증도 적고, 회복 기간도 빠르다. 방광을 열고 개복수술을 하면 수술 후 혈뇨(피오줌)도 많이 나오고, 방광경련에 의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로봇수술은 방광을 열지 않고 방광 벽에 요관을 심어주는 수술로, 통증과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로봇수술이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니다. 다른 수술도 역류를 교정하는 효과는 충분하다. 치료 효과는 있으면서 통증과 부작용은 줄이고, 보다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싶다면 로봇수술을 택하면 된다.

Q. 이밖에 주의해야 하는 소아 비뇨기질환이 또 있나.
소아 비뇨기질환은 크게 '생식기계 질환'과 '요로계 질환'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요로계 질환이 방광요관역류이고, 생식기계 질환 중에서는 '잠복고환(미하강고환)'이 대표적이다. 잠복고환이란 태어나기 전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아 음낭에서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반드시 1세 이전에 수술해야 불임, 고환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환꼬임(고환염전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영유아 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적절한 주기에 검사를 받고, 소아 비뇨기질환이 의심될 땐 반드시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으시길 권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송상훈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김건석 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로 4~18세 소아청소년 7명을 대상으로 로봇을 이용한 신우성형술을 적용해 모두 합병증 없이 완치시켰다. 지난 2017년에는 대한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소아 요관류에서 내시경 요관류 절개술 후 새로운 방광요관역류의 발생이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학술상 부문 우수 논문상을 받는 등 소아비뇨기질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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