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쟁④] "10년 내 큰 변화… 완치시대 반드시 온다"

입력 2020.12.24 16:54

대한치매학회장 이준홍 교수 인터뷰

치매에 대한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한다. 인류는 치매의 실체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치매의 정확한 기전도, 완벽한 치료법도 개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치매 전문가들은 수년 내에 치매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있으리라 보고 있다. 대한치매학회장 이준홍 교수(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과)를 만나 치매의 치료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물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현재 치매 환자 치료의 '목적'은 무엇인가.
의사로서 치매 치료의 첫 번째 목표는 인지기능 저하를 최대한 더디게, 혹은 멈출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치매가 진행될수록 나타나는 정신적인 증상을 조절해 보호자들이 겪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치매는 단순한 질환이 아니다. 치매 환자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가족들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큰 질환이다. 이로 인해 치매 진행을 막는 치료 외에도 가족에 대한 상담·지지와 같은 치료도 이뤄진다.

Q. 현재 치료법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정확히 말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간이치매선별검사(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라는 게 있다. 이 MMSE 점수는 30점이 만점이고, 26점 이하를 치매 의심 상태로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대개 1~2점 정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에 걸리면 1년마다 평균 3.3점이 떨어진다. 치매 치료의 효과는 이 점수가 덜 떨어지는 정도, 약 2점 정도까지 떨어지는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본다.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30~50% 정도의 환자에게만 효과가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치매에 걸리면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하나.
처음 검사를 통해 치매 진단을 받으면, 일단은 부작용이 없는 한 치매약을 복용하는 게 치료의 원칙이다. 그러나 효과도 크지 않고 부작용까지 발생한다면 약 복용을 중단하기도 한다. 치매 치료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위장장애다. 식욕이 떨어지고, 메스껍고, 토하고,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심각한 부작용은 아니지만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치매 증상으로 저하된 식욕에 부작용까지 더하면 상태는 심각해진다. 치매 치료약을 복용하는 환자 10명 중 1~2명은 이런 부작용을 겪는다.

Q. 기저질환이 있어도 치매약을 복용할 수 있나.
현재 시판된 치매 약은 여러 가지가 있다([치매 전쟁] 1편). 어떤 약을 복용할지 선택할 때는 환자의 증상과 동반질환을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정신과적 이상 증상이 있다면 이에 효과적인 약을 처방한다. 간으로 대사되는 약, 콩팥으로 대사되는 약 등 제각각이다. 치매 약을 처방받기 전 심장, 간, 콩팥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한 후 담당의와 충분히 상의할 것을 권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치매 '완치약'이 개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완치약이 개발되지 않은 이유는 치매의 발병 원인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유력한 발병 원인으로 밝혀진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을 억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 치매약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연구가 계속 실패하면서 두 가지 단백질이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인이 아닐 수도 있지 않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치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뇌에 독성물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치료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가설도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뇌 속에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이기 전에, 즉 치매가 생기기 전에 선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효과적인 선별검사가 가능해지면 발병 전에 '미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알약 손에 올린 노인 사진
치매 예방을 위해 특정 식품·제품을 찾기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Q. 치매 예방·치료에 좋다는 건기식, 문제는 없나.
치매 예방을 표방하는 여러 제품이 있지만, 전부 임상적인 근거가 없다고 봐도 된다. 단순히 음식 몇 가지로 치매를 예방할 수는 없다. 특정 음식이나 제품을 과신하다 치매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부터 받아볼 것을 권한다.

치매 예방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면 임상 근거가 있는 7가지 예방법이 있다. 치매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비만 ▲우울증 ▲운동 부족 ▲흡연 ▲저항력을 개선하는 것이다.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잘 관리하시는 게 중요하다. 저항력을 높이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 이들 위험요인을 모두 개선하면 치매 발병률을 절반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Q. 치매 치료에 가족의 태도나 협조가 중요한가.
치매는 정성이 필요한 병이기도 하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려면 보호자와 가족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혼자서 외롭게 계시면 당연히 악화될 위험도 높다. 가족들이 인지중재치료를 돕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존심 상하지 않게 배려하고, 얼마나 많은 인지적 자극을 주느냐가 치매 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국가적 치매 관리 방안도 무조건 시설로 보내기보다,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돌봐줄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준홍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아두카누맙'이 최초의 완치약이 되리란 전망이 있다.
현재로선 치매 완치에 가장 가깝게 와있는 약이다. 한 달에 한 번 고용량으로 투약하면 뇌에 쌓여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반응해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학계에서 기대하고 있는 약 중 하나로, 내년 3월경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결론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수 있는 최초의 약제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승인된다면 치매 치료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Q. 앞으로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언젠가는, 반드시 올 것이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치매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도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노력과 치료제 개발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있는 만큼 앞으로 5~10년 안에는 치매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치매 전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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