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 자궁근종 新 치료법

입력 2020.12.22 09:17

자궁 모형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 치료기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초 질식 하이푸 치료기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하이푸 시술의 단점을 개선해 자궁근종 여성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에 흔한 자궁근종, 개복 없이 치료 가능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세포가 자라 형성된 양성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5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근종이 작을 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크거나 개수가 많은 경우에는 생리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근종이 커질수록 심한 생리통과 과다한 생리량이 빈혈을 초래한다. 또한 자궁을 변형해 불임이나 반복적인 유산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크게 수술적·비수술적 치료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하이푸(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치료가 사용된다.

수술적 치료는 근종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의 근종이 있다면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 후 여성호르몬 불균형이나 불임 등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의 초음파를 한 점으로 모아 복부에 투과해 자궁근종을 열로 소작시키는 방법이다. 개복과 절개의 과정 없이 치료가 가능해 출혈과 흉터가 전혀 없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그에 따른 부담과 부작용 등의 우려도 적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하이푸 치료기는 모두 복부를 통해 초음파를 전달하기 때문에, 하이푸 기기와 자궁근종 사이에 장이 있거나 자궁근종이 골반 깊이 위치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해야만 했다.

◇"질식 하이푸, 보다 정밀해 합병증 위험 낮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국내 초음파 전문기업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개발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재영 교수 연구팀과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자궁근종으로 심한 증상이 있는 여성 13명을 대상으로 질식 하이푸 치료를 시행하고, 치료 직후 효과와 증상의 호전 정도, 부작용 여부 등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근종의 괴사율을 나타내는 '비관류용적률'은 76%로 기존 복식 하이푸 치료기와 유사했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 정도'는 치료 전 67점에서 33점으로, 치료 후 생리통증 역시 51점에서 21점으로 호전됐다.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한 항목은 치료 전 41점에서 73점으로 향상됐고, 치료 후 특별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기동 교수는 "질을 통해 접근하는 경우 복부 하이푸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자궁근종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또한 근종 부위에 보다 정밀하게 초점을 맞춰 치료 범위를 설정하고, 적은 에너지로 자궁근종의 소작이 가능하기에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기술로 세계 최초의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라며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다면, 앞으로 자궁근종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선택지를 제공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산부인과 '유럽 산부인과 생식의학회지(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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