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수정체 대신 다초점 렌즈 삽입… 중간 거리까지 환하게 편히 본다

입력 2020.12.16 05:01

노안 백내장 수술

스마트폰 사용 증가… 젊은 환자 늘어 혼탁한 수정체 회복 안 돼 수술 치료 필요
인공렌즈, 생활 따라 단초점·다초점 결정
백내장 전용 레이저, 합병증 최소화해

이종호 대표원장
"정밀검사·첨단 장비에 의료진 경험 더해 안전하게 백내장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이 치료 성패를 가르는 백내장 수술은 검사·진료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 눈의 수정체는 카메라 렌즈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아 초점을 맞추고 망막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혼탁해지며 초점이 흐려질 수 있는데, 이것이 흔히 말하는 '백내장'이다. 보통 65세 이상, 70대부터 증상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과도한 스마트폰·PC 사용으로 인해 눈의 피로가 가중되면서 40·5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밝은세상안과 이종호 대표원장은 "백내장은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눈의 노화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대표적 노인성 안질환"이라며 "스마트폰·PC 사용 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선글라스 착용을 통해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평소 눈 관리를 잘한다면, 백내장은 물론 전체적인 눈의 노화 속도 또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증 동반하는 백내장… 정밀검사 통해 수술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변성되고 혼탁해지면서 시력을 저하시키는 진행성 안질환이다. 안약 사용으로는 증상이 호전되거나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반드시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을 미룰수록 수정체 혼탁이 심해지고,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종호 원장은 "최근에는 백내장으로 인한 직접적인 실명은 거의 없으나, 방치된 백내장이 다른 안구 조직에 영향을 미쳐 합병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며 "녹내장, 홍채염 등 합병증이 나타날 경우, 수술을 해도 정상 시력 회복이 어렵거나 추가 치료를 병행해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할 경우, 인공수정체 속 작은 동심원들이 눈에 들어오는 빛을 분산시켜 근거리·원거리·중간거리 등 여러 거리의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수술 시기는 정밀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한다. 백내장의 진행 정도와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 등이 기준이 된다. 사전 정밀검사에서는 백내장 수술 시기와 삽입될 인공수정체 종류를 결정하며, 수술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백내장 수술은 검사·진료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된다. 특히 원·근거리와 중간 거리까지 초점을 맺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할 경우, 눈에 적합한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맞지 않는 렌즈를 삽입하면 시력 저하는 물론, 다른 안구 기관까지 영향을 미쳐 염증·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주요 정밀검사로는 눈의 굴절 값과 안구 길이, 각막 지름 등을 확인하는 전안부 검사와 시신경 이상·안구 광학단층 검사, 망막 내부의 질환을 확인하는 망막 안저 검사 등이 있다. 이종호 원장은 "정밀검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인 검사 기준을 갖춰야 한다"며 "첨단 검사 장비를 통해 백내장뿐 아니라 각막부터 망막까지 전반적인 안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종호 서울 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으로 거리별 초점 개선

수술 때 삽입되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구분된다. 단초점 인공수정체의 경우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원거리나 근거리 중 한 곳에만 보낼 수 있어,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부분을 볼 때는 안경이나 돋보기를 착용해야 한다. 형태나 재질은 다초점 인공수정체와 동일하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두께 조절이 되지 않는 인공수정체 한계를 광학부 디자인으로 커버한다. 인공수정체 속 작은 동심원들이 눈에 들어오는 빛을 분산시켜 근거리·원거리·중간 거리 등 여러 거리의 초점을 맞추는 원리다. 맞출 수 있는 초점이 2개면 2중 초점, 3개면 3중 초점이라고 한다.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초점이 많은 만큼 단초점에 비해 적응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원거리, 중간 거리, 근거리 등 다각적인 거리에 초점을 맺기 때문에, 안구 상태뿐 아니라, 시력과 직업, 취미 등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까지 고려해 종류와 도수를 결정한다. 망막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외부에서 유입된 초점을 제대로 맺을 수 없기 때문에 백내장이 아니더라도 시력이 떨어져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다초점이 아닌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 백내장 수술로 진행할 수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시에는 의료진의 수술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이종호 원장은 "각막 상태나 안구 길이 등을 토대로 굴절력을 계산할 수는 있으나, 이를 위해 사용하는 공식이 다양해 단순히 숫자만으로는 렌즈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기초 데이터가 풍부할수록 오차가 적고 치료 만족도가 높은 만큼, 수술 시 의사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복 속도 빠른 레이저 수술, 국내서도 보편화

과거 백내장 수술이 대부분 칼(블레이드)을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레이저 수술이 보편화된 수술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레이저를 활용해 수정체 경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선을 따라 정교하게 절개하는 것으로, 수술에 필요한 부분만 매끄럽게 절개해 회복 속도가 빠르고 높은 교정시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이종호 원장은 "백내장이 많이 진행돼 수정체 혼탁 정도가 심하거나, 단단하게 경화돼 치료가 까다로운 경우에도 백내장 전용 레이저를 사용해 합병증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 시에는 개인의 안구 상태와 백내장 진행 정도 등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각종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이를 통해 오차를 줄인 최적의 결과를 얻는 것은 물론,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백내장과 노안·근시·난시·원시를 한 번에 개선할 수 있다. 이종호 원장은 "대부분의 백내장은 천천히 진행되나, 치료를 계속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며 "사전 정밀검사와 첨단 장비를 통한 수술, 그리고 이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과 판단을 갖춘 의료진을 통해 적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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