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거주자가 1순위
영국 정부가 지난 2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대규모 3상 임상을 거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백신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인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영국이 가장 앞장서 긴급승인을 한 것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병균을 사람에게 처음 주입해 백신의 시초가 됐다"며 "백신의 종주국답게 코로나19 백신도 세계 최초로 허가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화이자 백신을 4000만 도즈를 구입했으며, 일단 80만 도즈를 다음 주부터 1차로 접종할 예정이다.
◇영국은 고연령부터… 우선 접종 대상자
화이자 백신은 어린이·청소년은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영국에서도 16세 이상이 접종 대상자다. 백신의 우선 접종 대상 순위는 사망률을 낮추고, 사회 필수 기능이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에 누가 많이 걸리고 중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선 접종 대상을 정하기도 하고, 의료진 등 보건의료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인력을 우선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1순위를 요양원 거주자와 이들을 돌보는 사람으로 정했다. 영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1만 3000여명인데 요양원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상당수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발병 예방 효과가 95%로 높았지만, 동시에 사망을 막는 효과도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 위험이 큰 요양원 거주자를 백신 접종 1순위로 정했다는 분석이다. 그다음은 연령대별로 우선 접종 대상자를 정했다. 80세 이상부터 시작해 75세, 70세, 65세, 60세 등 5세 간격으로 내려간다. 보건의료인력은 2순위에 배정됐다.
◇세계보건기구, 의료진을 1순위로 권고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는 조금 다르다. 백신 접종 순위는 현재의 감염병 사망률을 낮추는데 누가 얼마나 크게 기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의료·안보·치안 등 국가 필수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데도 앞순위를 배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백신이 전 국민의 10%가 확보됐을 때는 코로나 진료 현장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이 1순위다. 코로나 진료 필수 기능을 유지해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률이 높은 노약자에게 백신이 배정된다. 백신이 전 국민의 11~20% 분량 확보됐을 때는 최우선 그룹에 이어 고령층과 만성 질환자에게 확대된다. 장애인, 빈민, 백신 접종 요원 등이 추가된다. 절반까지 확보됐을 때는 경찰⋅교사⋅군인 등으로 확대된다.
한편, 백신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청소년과 어린이, 임신부는 당분간 백신을 맞을 수 없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행하는 3상 임상은 건강한 성인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백신을 개발할 때 1~2상은 19~55세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3상에서 고령층을 추가한 다음, 사용 승인을 받을 즈음 어린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인 순서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지난 2일 12~17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더나에 앞서 미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9월 12~16세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