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로 오인해 방치하면… 허리·목·어깨 굳어 갑니다" [헬스조선 명의]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강직성척추염 명의'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

허리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만약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강직성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관절에서 시작한 염증이 전신으로 번질 수 있다. 더욱이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48.4%(2010년 3만1802명→2019년4만7197명)나 증가했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를 만나 강직성척추염에 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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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강직성척추염은 조금 생소하다. 어떤 질환인가.
말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생겨 강직되는 질환을 말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정확히는 천골(허리뼈와 꼬리뼈를 잇는 뼈)과 장골(엉덩이뼈) 사이에 위치한 '천장관절'에서 염증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시작한 염증은 허리·목·어깨까지 번지기도 한다. 관절 외에도 드물게 눈·심장·콩팥 등 전신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상당히 무서운 중증 질환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가 완전히 강직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으면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갈 수 있다.

Q. 강직성척추염이 특히 잘 발병하는 인구학적 특성이 있나.
강직성척추염은 약간의 유전적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인 관절 질환은 주로 노인에게 많지만, 강직성척추염은 젊은 층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군인 등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통계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보다 증상도 더 심하고, 발병 시기가 2~3년 정도 더 빠른 편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10~20대는 성호르몬이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성호르몬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최근 강직성척추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구화로 인해 아이들이 빨리 성장하면서 과거보다 1~2년 빨리 증상이 나타나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터넷 등 정보 검색이 발달하면서 진단 자체가 늘어난 것이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30% 정도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 그런 사람들이 병원을 찾지 않았다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찾아오시는 것 같다. 특히 허리·골반 부위 통증을 생리통으로 여겨 참고만 있던 여성분들이 질병으로 인식하고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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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척추염으로 염증이 심해지면 디스크가 사라지면서 척추가 점점 굳는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강직성척추염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왜 그런가.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등 허리 통증이 있는 다른 질환과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허리디스크여서 혼동하기 쉬울 수밖에 없다. 다른 허리 질환과 강직성척추염을 구분하려면 ▲'언제' 아프고 ▲쉬면 나아지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아프고 낮에 활동할수록 나아진다. 또한 누워서 쉬고 있어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아파지는 증상을 보인다.

Q. 허리디스크와 강직성척추염은 증상이 비슷한가.
허리디스크와 강직성척추염은 통증을 유발하는 위치가 다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에 위치한 신경이 눌리며 통증을 유발하지만, 강직성척추염은 꼬리뼈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기며 통증을 유발한다.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린다거나 하는 증상이 동반되는 디스크와 달리 강직성척추염은 신경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천장관절에 생긴 염증은 점점 척추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통증도 따라서 위로 올라가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디스크가 사라지면서 척추가 아예 굳어버린다.

Q. 만약 강직성척추염을 다른 허리질환으로 오인해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운 좋게 천장관절에만 염증이 생기고 사라지면 다행이지만, 척추를 타고 점차 위로 번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집에 불이 났을 때를 비유하면 간단히 이해할 수 있다. 집에 불이 났을 때 최대한 빨리 꺼야 자산피해를 줄일 수 있듯, 강직성척추염이 생겼을 때도 초기에 잡지 않으면 염증이 번져 치료가 어려워진다. 뼈는 한 번 망가지면 돌아오지 않아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특히 아침에 심한 허리통증이 있다면 단순히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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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강직성척추염은 안과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다. 염증이 관절뿐 아니라 전신에 번지기도 한다. 안구에 염증이 생기면 '포도막염'을 유발하고, 피부에 생기면 '건선'을 유발하기도 한다. 장의 염증으로 설사, 혈변,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척추 외 기관에 염증이 나타나는 비율이 훨씬 높아졌다. 대부분 환자는 엉치 통증을 먼저 호소하지만, 일부는 포도막염이나 건선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류마티스내과 진료 권유를 받은 후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기도 한다.

Q. 강직성척추염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단순한 영상 촬영 검사로만 진단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진단에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우선 통증이 아침에 심한지, 움직이면 좋아지는지, 같은 자세를 오래 하면 심해지는지 등을 들어본 후 몇 가지 검사가 이뤄진다. 관절염, 포도막염, 골부착부병, 건선, 대장염 등이 동반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엑스레이 검사로 나오지 않으면 CT나 MRI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증상'이다. 피검사, 엑스레이 검사 등 한 가지 방법으로는 강직성척추염을 진단할 수 없다.

Q. 강직성척추염은 어떻게 치료하나. 완치는 가능한가.
강직성척추염은 환자마다 증상이 천차만별이므로 증상의 중등도를 우선 파악한다. 전체 환자의 40~50%는 약을 먹으면 충분히 좋아지고, 30% 정도는 심해진다. 나머지 20~30%는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보다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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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원인이나 예방법은 따로 알려진 게 없나.
원인은 너무 많아서 예방도 어렵다. 유전적 경향, 환경적 영향, 다양한 원인 질환 등 무수히 많다고 보면 된다. 뒤집어 말하면 명확한 발병 원인은 따로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약 발병이 너무 걱정된다면 허리 스트레칭을 자주 할 것을 권장한다. 앞서 말했듯 강직성척추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적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연해서 그런 게 아닐까 추측된다. 스트레칭이나 바른 자세로 척추를 유연하게 해주면 예방이나 추후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겁부터 먹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인터넷을 보며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서 걱정을 키우곤 한다. 그러나 강직성척추염은 뼈가 완전히 굳어버리기 전에 발견해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고, 관리가 가능한 병이다. 실제로 의학 교과서에서도 '악성질환'으로 표기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나아질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치료받아 건강한 삶을 살아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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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태환 교수는..
한양대 의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고려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양대 의대 의학학술정보분관장,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병원 내과장, 한양대병원 수련교육부장 등을 맡아 왔다. 대외적으로도 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척추관절염 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류마티스질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