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귓속 '윙' 소리... '이명' 정량화 단서 찾았다

입력 2020.11.19 16:29

뇌 변화 관찰해 '심각도' 수치화 가능

소음으로 고통받는 여성 사진
최근 호주 연구팀이 뇌를 관찰해 이명을 객관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명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해마다 약 30만 명에 이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 중에는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더욱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 중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가 전체의 30% 정도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의 청력검사 도구로는 이명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어려워 다양한 검사 도구가 연구되고 있다. 이명을 정확히 검사할 수 있다면 치료도 가능해질까?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물어봤다.

이명 검사, 환자의 주관적 평가에 의존한다는 한계
이명이란 외부의 청각자극이 없는데도 귓속이나 머리에서 들리는 이상 음감을 의미한다. 환청과는 달리 '삐' 소리나 '윙' 소리 등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리가 들린다. 일반인에게도 약간의 소음은 흔히 나타나지만, 주로 자신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소리가 들리는 경우를 '이명'이라 부르고 있다.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다양한 검사가 이뤄진다. 우선, 이명을 유발한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 CT·MRI·청력검사 등을 한다.

환자가 느끼는 이명을 정량화하기 위해 비슷한 소리를 들려주고 평가하는 '이명도 검사(Tinnitogram)'도 있다. 그러나 이명도 검사에서도 환자가 호소하는 소리의 종류가 검사용 주파수와 맞지 않으면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리의원 신유리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이명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현상이므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이명은 특정 질환을 의미하는 진단명이 아니므로 이명을 유발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원인 고민하지 말고… "상자에 넣어두세요"
최근에는 호주 연구팀이 이명을 객관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능성근적외선분광기(fNIRS)라는 기술로, 청각자극과 관련된 뇌 부위를 관찰해 이명 증상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기기다. 연구팀은 이명 환자 25명·대조군 21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이명 환자에게서 확실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이명 증상의 심각도도 평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명의 심각성을 정량화할 수 있었다"며 "이명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가 원인을 몰라 치료도 어려웠던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까. 신유리 원장은 "뇌를 관찰해 이명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뇌 변화는 결과적인 증거일 뿐, 원인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원장에 따르면 이명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뇌에서 청각과 관련된 부위뿐 아니라 주변 부위까지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신유리 원장은 "검사를 통해 아무런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오히려 희소식"이라며 "원인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보다, 이명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물론 소음이 들리는 것을 가볍게 잊어버리는 건 쉽지 않다. 혼자서 극복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인지행동치료나 소리치료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리치료는 음악을 들으며 이명을 무시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신유리 원장은 "이명으로 고통받고, 그 고통으로 인해 이명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전에 치료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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