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약 개발 활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신약 연구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두 기업 모두 1~3분기 연구개발 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으며,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이 같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는 향후 라이선스 수익으로 연결돼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미약품, 연구개발 비용 전년 比 21% 확대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 1~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총 1867억원으로, 전년동기(1543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은 23.4%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확대됐다. 한미약품은 국내 5대 제약사 중 투자금액과 연구개발 비용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노피의 권리 반환에 따른 분담금이 3분기 연구개발 비용에 반영된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 반환이 확정되면서, 공동 개발 분담금 496억원을 3분기 경상개발비에 일괄 반영했다. 이로 인해 올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이 전년 대비 75% 이상 크게 늘었으며, 분기 기준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15개, 합성신약 12개, 개량·복합신약 11개 품목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스펙트럼사에 라이선스 아웃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경우 코로나19 인해 지연되고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 재개를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 9월 FDA 희귀의약품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은 내년 초 시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측은 롤론티스 실사와 관련해 “현재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 외에 미국 생산처, 포장 사이트와 스펙트럼 본사 대상 FDA 실사는 완료된 상황”이라며 “FDA가 허가 서류 검토를 위해 요청한 자료들도 모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8년째 비용 증가… 라이선스 수익 3배 이상 늘어
유한양행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오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까지 1246억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보다 연구개발 비용이 22%(229억원)가량 증가했다. 매출의 10%가량이 연구개발에 사용됐다. 비용 기준으로는 5대 제약기업 중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연구비 284억원 ▲경상개발비 932억원 ▲개발비 29억원 등이 사용됐으며, 특히 경상개발비가 지난해 1~3분기보다 270억원가량 크게 늘었다.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경우 2023년 FDA허가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 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이르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는 라이선스 수익으로 돌아오고 있다. 유한양행의 올 1~3분기 누적 라이선스 수익은 약 777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얀센바이오테크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Milestone payment) 3500만달러와 계약금 잔액 1000만달러를 각각 수령했다. 유한양행은 향후 마일스톤 지급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수억달러 이상 추가 마일스톤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분기 5대 제약사 연구개발 비용 6193억원
한편, 올 1~3분기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등 5대 제약사의 연구개발 비용 합계는 총 6193억원으로, 전년대비 10%(622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산업이 코로나19로 연구개발 투자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웅제약의 경우 전년 대비 10% 증가한 1095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했으며,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율이 15%에 달했다. GC녹십자와 종근당은 각각 1040억원, 944억원을 사용했다. 다만 두 회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연구개발 비용이 각각 31억원, 7억원씩 소폭 감소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네릭 의약품이 아닌 신약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이 투자되면서,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라며 “다만,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서는 연구개발 비용이 매우 적은 수준인 만큼, 제약사 자체 투자 뿐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