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던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물건너 가나

美 FDA 승인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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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오젠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해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심사 결과 발표를 4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에 위원회의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지면서, FDA 승인여부를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임상 실패율이 99%에 달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제약업계에서 ‘꿈의 신약’으로 불리는 약물이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임상 시험을 진행한 413개 신약 중 FDA 허가를 받은 약품은 1건에 불과하다. 그동안 일라이릴리, 로슈, 화이자, 머크,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임상 단계에서 실패했다. 바이오젠의 임상 승인 여부에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미FDA 아두카누맙 승인 “권장 안해”
외신에 따르면 FDA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해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바이오젠이 진행한 2개 3상 임상시험 중 1개 임상(EMERGE)만이 지표를 충족했으며, 지난해 무용성 평가 실패로 인해 임상이 중단됨에 따라 데이터 상당 부분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문위원 11명 중 10명(불확실 1명)이 ‘EMERGE 결과가 아두카누맙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니오’라고 답했으며,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연구에 대해서도 과반 이상(8명)이 ‘효능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약력학적 효과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5명이 ‘아니오’, 6명이 ‘불확실’에 투표했다.

자문위원회의 이 같은 의견은 최근 FDA가 밝혔던 긍정적인 전망과 상반되는 평가다. 앞서 FDA 심사관은 지난 4일 홈페이지 약품 검토 문서를 통해 “바이오젠 후기 임상 연구는 매우 설득력을 갖는다”며 “아두카누맙 효과에 대해서도 실질적 근거를 입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약 승인권한이 FDA에 있는 만큼 최종 결정은 FDA가 내리지만, 자문위원회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맥킨지에 따르면 2001~2010년 10년 간 자문위원회로부터 반대 의견을 받은 신약 중 약 86%가 FDA 승인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FDA가 자문위원회 의견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으나, 승인 가능성이 감소한 것은 맞다”며 “다만 이번 위원회 의견을 토대로 보완서류(CRL)를 요구한 후 승인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최종 결정, 승인되면 18년 만에 결실
FDA의 최종 승인 여부 결정은 내년 3월 중 결정될 전망이다. 위원회 평가와 달리 FDA가 아두카누맙의 치료 효과를 인정해 신약으로 승인할 경우, 2003년 ‘나멘다’ 승인 이후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료제 신약이 FDA 승인을 통과하게 된다.

아두카누맙 신약 승인 여부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업체들과 바이오마커 업체는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위탁생산(CMO) 기업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한편 아두카누맙은 단일클론항체를 통해 뇌 속 아밀로이드베타의 응집을 방해해 치매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로, 2015년 3월 1상 임상 시작 후 2016년 9월 3상 임상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중립기관인 임상시험 자료 모니터링위원회로부터 임상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두카누맙 임상 중단을 선언했지만, 7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 “3상 임상시험에서 아두카누맙 투여량을 늘려 효과를 확인했다”며 FDA 승인 신청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