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려웠던 난치성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 열렸다

입력 2020.11.09 11:10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재정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좌)·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재정 교수(우)/사진=세브란스 병원

국내 연구팀이 파킨슨증후군의 한 유형인 '난치성 다계통위축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재정 교수 연구팀은 다계통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 보호 역할을 하는 ‘혈중 요산의 증강’ 임상 연구에 성공했다.

다계통위축증은 파킨슨증후군의 한 유형이다. 기립성저혈압, 배뇨장애 등 자율신경장애와 함께 파킨슨증이나 소뇌실조증 등 운동 이상을 보인다. 약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파킨슨병과 달리 약물에 반응이 적어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 특히 가장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는 시기인 5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진단 3~5년 이내에 독립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의 진행이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신경계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졌다.

신경계 퇴행성 질환에 있어 산화스트레스는 세포 손상 및 사멸을 초래하는 주요 기전 증 하나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치매, 루게릭병, 다계통위축증 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된다. 이런 이유로 ‘요산 증강을 통한 체내 산화반응 억제’ 치료 전략은 파킨슨병, 다발 경화증, 루게릭병, 뇌경색 등에서 시도돼왔다. 그러나 다계통위축증에서는 이루어진 바가 없었으며,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요산은 통풍 및 신장 결석의 원인 물질로서 인체 내 유해한 측면도 있지만, 강력한 산화반응 억제제로서 세포 보호의 역할도 수행한다. 인체 내 혈중 요산을 적절히 증강한다면 산화반응을 억제해 세포 손상 및 사멸을 저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파킨슨 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11개 대학 및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위약 대조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다계통위축증을 겪는 55명의 환자 중 30명에게는 시험약인 'Inosine 5'-Monophosphate(체내 흡수 시 혈중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요산의 전구체)'를, 25명에게는 위약을 각각 투여했다. 이후 24주 동안 두 그룹의 혈중 요산 농도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위약 투여군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던 것에 비해, 시험약을 투여한 군에서는 혈중 요산 농도가 평균 4.57md/dL에서 6.96md/dL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의 1차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중대이상반응의 경우 시험군 30명 중 6명, 위약군 25명 중 4명이 발생해 양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다른 특이사항도 발견되지 않아 안정성 문제는 없었다.

또한 연구팀은 시험약 투여군에서 환자의 인지 상태 평가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환자의 인지 상태를 평가하는 MMSE(Mini-Mental Status Examination)와 MoCA(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검사에서 시험약 투여군의 경은 위약 투여군 평가 결과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연구팀은 MMSE보다 MoCA에서 더 큰 호전을 보인다는 점에서 인지 저하 패턴을 잘 반영한 것으로 봤다.

이재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계통위축증과 요산 관련성을 실제 치료에 접목할 수 있는 첫걸음이자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필휴 교수는 “의미 있는 치료가 아직 개발되지 못한 다계통위축증 환자에게 추후 좋은 치료 성과와 치료제 개발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약리학 저널인 '임상 약리학과 치료학(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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