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팀, 암 진단·사망률 관계 분석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검진을 미루는 사람이 많아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예년에는 10월까지 검사를 받은 사람이 약 50~55% 정도인데, 올해는 43.7%에 그쳤다. 건강검진이 늦어지면 연말 쏠림 현상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중대한 질병의 진단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가 된다. 최근에는 암 치료 시기가 조금만 늦어져도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 여파로 '암 진단' 1만 건 이상 줄어
실제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는 예년보다 암 환자 수가 감소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봉민 의원이 보건복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5월 암 환자 산정특례 환자 수가 6만274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16.8%(1만2199명) 급감했다. 대림성모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유방암 산정특례 건수를 분석한 자료에서도 유방암 신규 진단 건수가 14.6% 감소했다. 이는 갑자기 암 발생률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진단이 적어진 것으로 유추된다.
암 수술 4주 미룰 때마다 사망 위험 6~8% 증가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치료가 4주만 늦어져도 사망률이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퀸스대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발표된 암 진단과 사망률에 관한 여러 연구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120만 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 결과, 암 수술을 4주 미룰 때마다 사망 위험이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 수술이 지연될수록 위험했는데, 수술을 8주 미루면 사망률이 17%, 12주 미루면 26%까지 증가했다. 연구를 주도한 티모시 한나 박사는 "치료가 4주만 늦어져도 모든 일반적인 종류의 암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병 막으려면… 반드시 검진을
따라서 병원 방문이 걱정되더라도 건강검진을 미루지 않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에 걸리지 않으려다 더 큰 질환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국가 암 검진 대상자는 위암·유방암은 만 40세 이상, 자궁경부암은 만 20세 이상, 폐암은 57~74세 고위험군 대상 짝수년도 출생자다. 대장암은 만 50세 이상이면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병원들은 상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대부분 환자 예약 시 경유력 등을 확인해 혹시 모를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병원 내부 감염관리지침을 준수해 운영되고 있다. 최대한 방역 효과를 높이기 위해 완전 예약제로 진행하는 곳도 있다.
다만, 올해 동안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가 쏠리는 연말에는 아무래도 걱정될 수밖에 없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강도태 1총괄조정관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연말 쏠림 현상이 가중될 위험이 더 커졌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검진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