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그가 앓던 심근경색… '골든타임'이 생사 갈라

입력 2020.10.26 10:35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조선일보DB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5개월만이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인근의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막힌 관상동맥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심폐기능은 정상을 되찾으면서 중환자실에서 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실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은 찾지 못했다.

급성 심근경색 시간이 생명
이건희 회장이 앓던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히는 질환이다.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으면 그 즉시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괴사하기 시작한다.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 7.7%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6.5%가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2시간. 환자는 흉통 등 증상 발현 후 2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 혈류를 회복시켜야 한다. 이를 ‘재관류’라고 한다.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119를 불러 가까운 응급실을 가야 한다. 이건희 회장 역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에서 첫 응급진료를 받았다.

흉통이 주요 증상
주요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이 조이는 느낌, 칼로 베는 것 같은 통증, 답답함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체한 것 같다고 느끼거나 피부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따갑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건희 회장도 자택에서 처음 체한 것 같은 증세가 나타나 소화제를 먹었다. 그러다 등 쪽으로 묵직한 통증이 발생했고 이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고 한다. 이 역시 전형적 심근경색 증세이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부분적으로 막힌 협심증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이런 통증이 사라진다. 심근경색이면 5분 이상 통증이 계속된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조금 참아보자’ 할 게 아니라, 심근경색일 수 있으니 빨리 119를 부르거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내과적으로 스텐트 시술
응급실로 심근경색 의심 환자가 오면 1차로 심장혈관조영술을 한다. 관상동맥협착이 진단됐고, 협착이 허혈성으로 판단되면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이 때 치료법은 내과에서 시행하는 스텐트 삽입술, 외과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있다. 스텐트 삽입술은 사타구니나 손목의 동맥으로 풍선 혹은 스텐트가 달린 가는 관을 막힌 혈관 부위에 넣어 넓히는 시술이다. 수술에 비해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심장혈관조영술과 동시에 진행이 가능해 진단과 치료까지 시간이 1~2시간으로 짧게 걸린다는 것이 장점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흉부외과 수술. 떼어내더라도 신체에 큰 문제가 없는 혈관을 찾아 연결하며, 흉골 가장자리 안쪽의 내유동맥이나 상지 요골동맥을 주로 사용하나 다리 부분 혈관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으며, 이와 함께 환자의 체온을 32~36도로 낮추는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 저체온 치료는 심부(深部) 체온을 낮춰 신진대사를 느리게 하면서 세포 파괴를 최소화해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다. 심정지가 발생하고 24~48시간 이내에 저체온 치료를 하면 사망률이 줄고 의식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수십년 전 연구로 증명이 됐다. 이런 이유로 국내 70여 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심근경색 환자에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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