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다 옆 사람에게 발차기? "우울증 환자일 확률 높아"

입력 2020.10.26 10:24

서울아산병원 연구 결과

자고 있는 사람의 다리
꿈꾸다 발길질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감정표현불능증일 확률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꿈꾸는 중 발길질을 하거나 고함을 치는 수면장애가 있으면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을 앓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김효재 교수팀은 2015~2019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수면 중 뇌파 등 종합적인 상태를 분석해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검사)를 통해 '렘수면 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 86명과 일반인 7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과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감정표현불능증 검사를 했다. 렘수면이란 자는 중 꿈을 꾸는 단계로 눈꺼풀 밑에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전체 수면의 약 25%를 차지하며, 렘수면 상태에서는 꿈을 꾸면 운동신경이 억제돼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발길질을 하거나 고함을 치는 것을 '렘수면 행동장애'라고 한다. 신체 근육을 조절하는 뇌간에 문제가 생겨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면서 발생한다.

연구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 집단 중 경도 우울증 이상으로 진단된 비율이 50%(43명)로 일반집단 34%(25명)보다 약 1.47배 높았으며, 감정표현불능증 의심으로 진단된 비율이 31%(27명)로 일반집단 19%(14명)보다 약 1.63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암 교수는 “이번 연구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우울증과 감정표현불능증이 렘수면 행동장애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렘수면 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재 교수는 “잠을 자다가 자신의 움직임이나 고함에 놀라 깬 적이 있거나, 주변 사람에게 잠꼬대와 움직임이 심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과학 전문지인 ‘슬립 메디슨(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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