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위험 높이는 '심방세동', 국내 연구진이 해결법 찾았다

입력 2020.10.12 07:00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연구교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사진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연구교수(좌),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중),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우)/사진=연세의료원 제공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심장세동' 환자는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전극도자 절제술'을 통해 심장 리듬을 회복하면 치매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질환이다. 심방세동이 치매 발생 위험인자라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다. 정보영 교수팀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은 심방세동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약 1.5배나 높았다.

심방세동의 치료법으로는 불규칙한 맥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전극도자 절제술'이 있다. 혈관을 통해 심장에 튜브를 삽입해 부정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고,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해당 부위를 비활성화하거나 차단한다. 그러나 전극도자 전제술은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 않다'는 연구가 각각 존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연구교수·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팀은 환자에 대한 전극도자 절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환자가 심방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치매 위험 또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성인 83만4735명 중 최종적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 받은 9119명과 약물치료를 받은 1만7978명의 치매 위험도를 비교했다. 환자들은 최장 12년, 환자의 절반 이상은 52개월 동안 추적했다.

연구 결과, 약물치료 군의 치매 누적 발생률은 9.1%였으나, 전극도자 절제술 군에서의 치매 누적 발생률은 6.1%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은 약물치료보다 약 27%의 치매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또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절제술 실패군(절제술 시행 후 심방세동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높음)은 약물치료 군과 비교했을 때 치매 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재발 없이 정상리듬인 '동리듬'이 잘 유지된 절제술 성공군은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치매 발생률을 1000인년(person-years, 100명을 10년간 관찰했다는 개념)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이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5.6명, 약물치료 군은 8.1명을 나타냈다. 치매 유형 중 절반이 넘는 알츠하이머병 발병률도 1,000인년으로 환산 비교하니,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4.1명, 약물치료 군은 5명으로 약 23% 낮았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혈관성 치매에서는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1.2명, 약물치료 군은 2.2명으로 약 50% 낮았다.

정보영 교수는 "현재까지는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적절한 항응고요법 외에는 치매 예방에 도움 되는 치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실제 임상 및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최대한 정상 리듬인 동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따라서 약물치료 중에도 적극적인 율동조절이 박동수 조절과 비교해 치매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도 추가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European Heart Journal(유럽 심장학 저널)'에 ‘심방세동 환자에서의 전극도자 절제술 후 치매 위험도 감소(Less dementia after catheter ablation for atrial fibrillation: a nationwide cohort study)’라는 내용으로 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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